[경일시론]장애인을 위한 복지는 일자리

김남경 (객원논설위원·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총장)

2022-01-03     경남일보
연말연시가 되면 구세군의 사랑의 종소리와 사랑의 열매 등 소외계층을 위한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곤 한다. 올해는 코로나 팬데믹 등으로 힘든 해를 보내고 있지만, 소외계층은 더 어려운 날들을 보내고 있다.

진주 인근에 장애인들의 재활을 돕기 위해서 진주시 직업재활센터 등 같은 관련 단체들이 6군데 있는데, 그곳은 진주시와 고용노동부 등에서 지원하여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한 뒤 사회복지법인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장애인들 중 중증장애인들은 집에서 돌보기는 매우 어렵지만, 이러한 기관에서 고용정보를 바탕으로 희망, 적성, 능력과 직종을 고려하여 장애인에게 적합한 직업을 알선하고 있다.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장애인 고용법)에는 장애인이 그 능력에 맞는 직업재활을 통하여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장애인의 고용 촉진 및 직업재활을 꾀하는 목적으로 하며, 장애인의 직업지도, 직업 적응 훈련, 직업능력개발훈련, 취업 알선, 취업, 취업 후 적응지도까지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명문화하고 있다. 지난 12월 고용노동부에서는 장애인 의무 고용 위반으로 경남의 공공기관 2곳과 민간기업 7곳을 공개하여 도민의 경각심을 가지게 하였다

반면에 진주시 직업 재활센터는 진주시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고가의 인쇄 출력시스템을 갖추고, 장애인들이 직접 디자인하고 작업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생산된 물품을 공공기관 등이 구매 시 수의 계약이 가능하고, 장애인 고용 부담금을 60% 감면을 받을 수 있다. 또한 공공기관 경영성과 평가 시 우대하는 등 정부차원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이러한 목적사업에서 발생한 수익금은 전액 중증장애인 근로자의 임금지급이나 후생복지비에 사용되어지고 있다.

사회복지의 꽃은 직업재활 기관이라 할 수 있다. 직업재활센터를 통하여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일을 통해 스스로에게 자존감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러한 선순환을 통해 가정에서 중증장애인을 돌보는 어려움을 관계기관과 협조를 통해 사회의 일원으로 거듭 태어날 수 있다. 직업재활센터에 입소하기 위해 대기자가 150명 이상이 되고 있는 실정만 보더라도 장애인을 가진 가정에서 장애인들에게 직업재활을 통해 자존감을 키우고 싶어 한다. 장애인을 위한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라는 것을 다시 한번 알 수 있다.

또한 진주시 혁신도시 내에 있는 한국남동발전에서는 2019년 진주시 수곡면에 사회복지법인 사랑그림숲이라는 직업재활 센터를 개소하여 장애인들에게 자립의 기틀을 마련해 주었다. 이 센터에서는 중증장애인들이 농촌지역사회와 생산적 협업을 통해 건강하고 맛있는 먹거리를 생산하는 곳이다. 농어촌 상생기금으로 남동발전에서 마련한 곳으로 언제든지 와서 일하고 싶은, 지속적인 일자리마련을 위한 장애인 보호 작업장이다. 이러한 센터에서도 이제는 품질과 가격으로 경쟁하는 여력을 가지고 소비적복지로부터 생산적복지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후원금이나 물품지원보다는 더 절실한 것은 일자리이다. 지역사회의 장애인들의 문제는 지역사회에서 일자리로 해결해야 한다.

교육청에서도 장애인학생들이 사회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학교를 떠난 장애인들은 진주시 직업재활 기관이나 사랑그림 숲과 같이 전문적인 직업교육을 습득하여 현장에 취업할 수 있는 선순환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직업 재활교육을 통한 일자리 마련의 복지가 장애인들에겐 가장 아름다운 복지이다. 지역사회 장애인을 위해 고기만 제공할 것이 아니고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치는 직업 재활센터가 더 많이 만들어지고 활성화되어 그들의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
 
김남경 (객원논설위원·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