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만 시인 ‘양봉일지’ 출간

2022-01-06     박성민
통영 출신이자 진주와 고성을 오가며 활동하는 ‘양봉가 시인’으로 널리 알려진 이종만 시인이 세 번째 시집인 ‘양봉일지’(실천문학)를 출간했다.

꿀벌과 함께 전국을 다니면서 채취한 꿀과 시를 잘 버무려 엮은 ‘양봉일지’는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삶의 생태적 미학을 아름다운 시로 표현해 놓았다. 1992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한 이종만 시인은 진주문협과 경남문협 회원으로 활동해 오면서 수준 높은 시들을 꾸준히 발표해 왔다. ‘오늘은 이 산이 고향이다’, ‘찰나의 꽃’에 이어 출간한 ‘양봉일지’는 총 4부 60 편의 시가 실려 있다.

이동순 시인은 “고등 시절 농림학교를 다니며 양봉학을 배웠다. 그때 속으로 다짐한 게 있다. 그것은 벌통을 트럭에 가득 싣고 꽃 따라 국토종주를 하는 꿈이다. 통일이 되면 백두산 자락까지 가서 백두산 꽃의 꿀을 따오리라. 하지만 가파른 세월 속에 그 꿈은 끝내 이루지 못하고 말았다. 그런데 이 시인의 시집 ‘양봉일지’를 읽으며 너무 황홀했다. 나의 옛 꿈을 먼저 성취한 멋진 시인을 만났기 때문이다. 북상하는 봄을 휴전선 민간인 통제구역 앞에서 놓치고 그 봄의 뒤꼭지를 허탈한 얼굴로 바라보는 시인의 모습이 눈물겹다. 이 시집은 양봉과 시창작을 결합시킨 최초의 문학사적 성과로서 크게 빛나고 이채롭다”라고 호평했다.

실천문학 윤한룡 대표는 “유럽의 알프스 산자락에 양치기 소년이 있었다면, 동아시아 한반도의 산자락에는 벌치기 노년이 있다. 양치기 소년은 혼자 그 외로움과 무서움을 못 이겨 동서고금적인 거짓말쟁이가 되었지만, 우리의 시인은 사십여 년을 한결같이 꿀벌들과 동거동고락하고 있다”며 “꽃을 쫓는 꿀벌들과 제주에서 강원까지 함께하며 꽃향기와 땀으로 엮은 시집이 바로 이 ‘양봉일지’이다. 문교 당국이 수여한 학위는 중졸이 전부지만, 시인은 꿀벌들과 함께 완성한 ‘표절 한 자 없는 박사 논문’을 바람과 햇살로부터 수여 받은 우리 시대의 참 박사이다”라며 평가했다. 순도 높은 꿀을 따는 것이 양봉가의 꿈이라면 완성도 높은 시를 창작하는 것이 시인의 꿈이다. 앞으로도 계속 이종만 시인이 많은 사람들에게 꽃처럼 향기롭고 꿀처럼 단 아름다운 시를 선물해 주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