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외롭다면 바다처럼

박상재 (전 서진초등학교장·청렴 및 학부모교육 강사)

2022-01-17     경남일보




세상 사람들은 자기가 꼿꼿하게 높이 솟아 있는지 모르고 다들 ‘외롭다’고 말한다. 모든 물이 바다로 흐르니 다들 바다가 좋아서라고 생각한다. 아니다! 바다는 그저 낮은 곳에 있기 때문이다. 이미 노자도 상선약수라 하지 않았던가. 시샘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은 외롭다. 고독은 스스로가 즐겨 택하지만 외로움은 마음을 긁는 고통이다.

질투란 무엇인가? 남의 복을 근심하고, 남의 재앙을 즐긴다. 질투하는 사람은 남이 위에 있으면 위에 있음을 시샘하고, 남이 자기와 같으면 같은 것을 시샘한다. 남이 자기만 못하더라도 또 혹 자기와 같아질까 봐 시샘한다. 모든 사람을 원수로 대하므로 홀로 지내며 벗이 없다. 위와 싸워 하늘을 사랑하지 않고, 밖과 다퉈 남을 포용하지 않으며, 안으로 싸워 자신을 들들 볶는다. 세상에서 좋은 것을 다 가져도 복없는 사람이 될 뿐이다. 세네카가 말했다. “참된 복은 함께 할수록 더욱 아름답다. 길하고 상서로운 일이 있더라도 함께 누릴 벗이 없다면 복이라 하기에는 부족하다.” 하지만 질투하는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복은 혼자 누릴수록 더욱 좋다. 함께할 벗을 얻느니, 좋은 일이 없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옛날에 질투가 심한 사람과 지독한 구두쇠를 임금이 불렀다. “너희가 원하는 것을 주는데 먼저 청하는 자에게 하나를 주고, 나중에 청하는 자에게는 두 배를 주마.” 그러자 두 사람은 서로 나중에 하겠다고 양보했다. 왕이 질투가 심한 자에게 먼저 소원을 말하라고 명했다. 그는 고민에 빠졌다. 내가 무엇을 원하더라도 저 구두쇠에게 그 두 배가 가겠지. 오랜 침묵 끝에 그가 입을 열었다. “왕께 제 눈을 하나 뽑아 주실 것을 청합니다.” 내가 두 배의 행복을 얻지 못한다면 차라리 남에게 두 배의 재앙을 얻게 하겠다는 심보였다.

마음이 통하는 사이라면 천 리 거리도 장애가 되지 못한다. 바로 곁에 있어도 천 리 떨어져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천 리 멀리 헤어져 있어도 늘 지척에 있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어떤 사이인가?

그대 외롭다면 남을 탓하지 말고/바다에게 배워라! 이제부터라도/사람 사는 정을 느끼면서 살고 싶다면/그대! 바다만큼 낮아져라. 비가 오면 혼자 쓰는 우산은 평평하지만 둘이 쓰는 우산은 한쪽이 기울어져 있다. 나보다 옆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오얏나무와 복숭아나무처럼 서있기만 해도 그대 향기는 천리를 간다. 존경은 자발적으로 나올 때 빛나며 배려는 사랑이 담겼을 때 더 아름다움이 빛난다.

박상재 전 서진초등학교장·청렴 및 학부모교육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