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고양이처럼”

이혜성 (농협창녕교육원 교수)

2022-01-18     경남일보



얼마 전에 드라마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 ‘신피질의 재앙’

‘신피질의 재앙’이란? 거기에 나오는 대사 그대로 인용하자면, “스무 살, 서른 그런 시간개념을 담당하는 부위가 두뇌 바깥부분의 신피질입니다. 고양이는 인간과 다르게 신피질이 없죠. 그래서 매일 똑같은 사료를 먹고 똑같은 집에서 매일 똑같은 일상을 보내도 우울하거나 지루해하지 않아요. 그 친구한테 시간이라는 건, 현재밖에 없는 거니까. 스무 살이라서, 서른이니까, 곧 마흔이라서, 시간이라는 걸 그렇게 분초로 나누어서 자신을 가두는 건 지구상에 인간밖에 없습니다. 오직 인간만이 나이라는 약점을 공략해서 돈을 쓰고 감정을 소비하게 만들죠. 그게 인간이 진화의 대가로 얻은 신피질의 재앙이에요. 서른도, 마흔도 고양이에겐 똑같은 오늘일 뿐입니다.”

이걸 보고 한 대 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의 취약점을 적나라하게 집어냈다. 그런데 나만 그런 것인가하면 아니다. 내 주위 사람들도 늘 나이 때문에 망설이는 것을 많이 보았다. 그래서 이번 2022년에는 좀 달라졌으면 한다. 많이도 아니고 딱 두 가지!

첫 번째 고양이처럼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고 즐기기.

너무 많은 고민으로 안 해도 될 걱정들을 만들어서 살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코로나로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갑갑하다는 생각, 우울한 생각들로 지금 이 순간을 허비하고 있는 건 아닌지….

두 번째 나이 탓 하지 않기.

‘나이가 너무 어려서…’, ‘나이가 너무 많아서…’ 나이를 핑계로 안 하고 못 하는 것이 너무 많았다. 이번 해에는 내가 원했던 것, 꿈꿔왔던 것들을 도전하는 해로 만들어보자. 실패해도 부끄러울 것 없다. 도전한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고 큰 추억이 된다.

올해는 호랑이해다. 호랑이는 고양이과이다. 이참에 고양이처럼 우리도 ‘신피질의 재앙’을 잊고 현재에 충실하며, 나이 탓하지 않고 용감하게 도전해보는 해로 만들어보자.

이혜성 농협창녕교육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