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임의 디카시 행진 52] 상생 (김명지 시인)

2022-01-20     경남일보
 


누군가의 기도를 딛고 얹어야 하는

점점 작아져야 함께 이뤄지는

울퉁불퉁한 소원들



―김명지 시인의 ‘상생’



그러니까 상생은 둘 이상이 만나 서로를 북돋우며 사는 일이다. 조화란, 다 같이 잘 사는 일이다. 어느 한 편으로 치우쳐 하나는 길하고 상대는 힘들다면 그것은 희생이지 상생이 아니다. 음양오행에서 금(金)은 수가 필요하고 수(水)는 목이 필요하며 목(木)은 화가 필요하고 화(火)는 토가 필요하며 토(土)는 금이 필요하다. 다시 말하면 금은 수를 만나야만 조화로울 수 있다는 말이다. 다른 오행도 마찬가지이다. 상생에 인연이 있다는 말이 된다.

누군가의 기도를 딛고 얹는 것이 나의 기도겠으나, 또 내 기도 위에 얹히는 기도가 있을 것이어서 기도가 모이면 큰 울림의 소원이 된다. 탑이 소원이라면 돌은 기도이다. 돌이 탑이 되지 않는다면 그저 돌에 머물고 만다. 조화는 만나는 것이다. 다만, 흙과 광물질이 돌을 만들었듯, 만나야 하는 것들끼리 만나야 상생이다. 저 울퉁불퉁한 소원 중, 당신은 지금 어떤 인연을 간구하는가. (시인·두원공대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