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통, 진주실크로드 출범 “뽕나무 北 보내고 원사 얻자”

2022-01-23     정희성
남북 대화가 중단되고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에 미국이 추가 대북제재 움직임을 보이는 등 한반도 정세가 급속하게 경색되고 있는 가운데 민주평통 진주시협의회가 남북 관계 개선과 진주실크산업 발전을 위해 남북협력사업을 추진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진주시협의회(민주평통 진주시협)는 지난 20일 경상국립대 컨벤션센터에서 ‘겨레 잇는 디딤돌 진주실크로드’ 출범식을 가졌다. 정명환 민주평통 진주시협의회장은 “진주실크 사업을 발판으로 지역실정에 맞고 상생하는 남북협력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진주실크로드 특별위원회를 출범했다. 지역경제와 지자체 맞춤형 사업 모델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진주실크로드 특별위원회는 앞으로 북한에 평화의 뽕나무 보내기 운동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진주를 비롯해 국내 실크산업은 실크 원단을 만드는 원사(原絲·실)를 중국과 우즈벡 등에서 100% 수입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인건비가 높아 실크 원사를 직접 만드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원사는 넓은 뽕나무 밭에서 잠업(蠶業·누에치기)을 해야 하며 그 ‘누에’에서 다시 제사(製絲) 공정을 거쳐서 원사가 생산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모두 수작업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작업이 힘들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주실크로드 특별위원회는 북에 뽕나무 묘목을 보낸 후 북한에서 생산한 원사를 다시 한국으로 가져와 실크업체에 값싸게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별위원회 관계자는 “진주시의 실크산업과 북의 양잠산업이 교류한다면 평화와 개발, 지속가능 개발 목표(SDGs), 인도적 협력으로 이어지는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와 경남도민 등이 동참하는 평화의 뽕나무 보내기 운동을 통해 남북 교류협력 분위기를 확산시킬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축하영상을 통해 “크고 울창한 숲도 그 시작은 작은 씨앗 하나이다. 그런 의미에서 ‘진주 실크로드’ 사업은 남북 상생의 미래에 대한 새로운 상상력과 가능성을 담은, 작지만 알찬, ‘협력의 씨앗’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북은 지난 2013년 ‘잠업법’을 제정하고 누에고치 재배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 오고 있다. 우리 실크 산업은 현재 원사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면서 큰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며 “북한에 좋은 뽕나무 묘목을 보내고, 다시 누에를 키워 만든 양질의 원사를 얻는 협력을 이룬다면 기존 실크 산업에 평화의 가치와 가격 경쟁력을 더하는 새로운 번영의 활로를 열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희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