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불공정 매각 반대운동에 나섰던 거제범시민대책위가 996일 간의 천막농성을 끝냈다.
대우조선해양 불공정매각반대 거제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시민대책위)는 27일 대우조선해양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공정매각 반대, 대우조선-현대중공업 인수합병 백지화라는 당초 목표가 달성돼 이제 맡은 바 임무를 마무리 지으려 한다”며 “오늘 부로 천막농성장을 철거한다”고 밝혔다.
시민대책위는 “열흘 전 유럽연합이 독과점 해소방안이 없는 대우조선과 현대중공업의 기업결합을 불승인했고, 국내 공정위도 한국조선해양이 기업결합심사 신청서를 철회하면서 심사 종료 했다”며 “비록 유럽연합의 기업결합 불승인이라는 외부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 매각 무산이지만 이 과정에 거제시민과 노동자의 피땀 어린 연대와 투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들은 노동자와 시민의 정의로운 연대가 정부와 재벌의 불공정 담합을 막아냈다고 평가했다.
시민대책위는 “현대중공업으로의 매각은 불발됐지만 대우조선의 생존과 발전에 관한 청사진은 나오지 않았다”면서 “시민대책위는 유지, 변화, 해체 등 예상 가능한 조직의 전망을 놓고 충분히 논의한 뒤 향후 활동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민대책위는 정부와 산업은행 측에 이번 매각 무산과 같은 오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대우조선의 올바른 주인 찾기에 매진해 달라고 촉구했다.
시민대책위는 “정부 관료와 금융의 관점이 아닌 한국 조선산업의 중장기 발전전략이 어떠해야 하는지, 그 속에서 대우조선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전문가와 노동자와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그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해야 그 결정에 거제시민과 국민이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2019년 1월 31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기습발표로 촉발된 대우조선해양 매각추진은 결국 3년이라는 시간 만 허비한 채 종료됐다. 산은은 곧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위한 플랜B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