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서] 스스로 돕기

허미선 (시인, 교사)

2022-02-07     경남일보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안부를 전하며 다른 해, 다른 삶에 대한 기대로 서로에게 생기를 전하던 1월이 갔다. 그 사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기승을 부려 새해를 맞았던 세상은 일희일우(一喜一憂) 하는 처지에 놓였다. 좁게는 내 가까이에 있는 누군가의 안녕을 지켜보면서, 넓게는 우리 시, 우리나라, 세계를 지켜보면서 마음이 흔들리기도 한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는 전파 속도가 초기 코로나보다 4배 정도 강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신규 확진자 중 소아나 청소년들이 늘어나고 있어 염려가 크다. 겨울방학을 마치고 학교는 정상 등교가 이루어지고 있다. 일과 또한 정상 운영이다. 아이들에게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도 배부했다. 안전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마스크 배부에 이어 올해 자가검사키트 배부까지 확대되었다.

지난해 우리 학급뿐 아니라 우리 학년과 우리 학교에 코로나가 비켜 가기를 노심초사 했었다. 우리 학급과 우리 학년에 확진자가 없는 것만으로도 천행으로 여기며 감사했었다. 올해는 개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학교에 확진자가 나왔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는 감기나 독감처럼 치사율이 낮다고들 하지만 여전히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한 바이러스다. 무증상 환자 또한 많다고 하니 올해는 ‘내가 나를 지키자’로 코로나19에 대응하는 학급 경영을 해야겠다.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하니 지키는 것이 아니라 나를 가장 잘 알고 있는 내가 나를 돕도록 해야 한다. 선생님의 손길이나 친구들의 시선이 미치지 않더라도 내가 나를 도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의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스스로 지킬 수 있어야 한다.

마스크를 내려 습관처럼 코를 내놓는 아이가 있다. “코가 나오지 않게 마스크를 올려야지” 하면 “마스크가 커서 그렇다고 한다” 자세히 봐도 마스크는 크지 않다. 단지 답답하여 슬쩍 내려놓은 것이다. 마스크를 내리는 것은 타인을 위협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자신을 위험에 노출하는 것이다. 쉬는 시간에 여러 명이 모여 얘기하면 “모이면 안 돼”라고 얘기하는 아이가 있고 “너도 모였잖아” 하는 아이가 있다. “선생님, 누구는 대충 씻었어요” 하는 아이가 있고 “아니요. 제대로 씻었는데요” 하는 아이도 있다. 선생님 눈길이 닿지 못하는 상황에서 가장 자기를 잘 알고 도울수 있는 사람은 바로 자신이기 때문이다.

시인, 교사 허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