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거짓말

정승재 (논설위원)

2022-02-08     경남일보
사람의 생각과 행동을 연관지어 분석하는 정신과학으로서의 심리학은, 학문적 체계 정립 시간이 길지 않다. 하지만 관념상의 가치는 인류역사 만큼이나 오래된 사회과학이다.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는 사실 증명, 그 일종인 거짓말 연구는 심리학 주축의 중대요소가 된지 오래다. 물건을 사고 파는 비즈니스, 사람과의 인연을 연관짓는 행동영역 등 참과 거짓을 구분하는데 필수적 리서치 영역이 되었다.

▶미국 서부에 소재한 한 명문대학에서 비슷한 시기에 발표된 복수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은 하루중 최소 1번 이상 최대 200번 남짓의 거짓말을 자행한단다. 거짓의 정의가 형이상학적 관점이면서, 그 구성과 발생 배경이 달라 그 빈도의 폭이 엄청나 보인다. 다만, 사람은 누구나 할 것 없이 거짓말을 달고 산다는 유추는 분명한 것 같다.

▶선의로 일컬어지는 거짓도 있지만, 과시욕이나 상대의 공격수단, 의롭지 못한 이익을 탐하는 심리에서 구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발달심리학에서는 사람의 인지 기능 중 9할이 넘는 무의식 영역을 악용하는 대표적 사례로 분석하기도 한다.

▶전략적 은폐, 즉 의도된 거짓말을 거리낌없이 뱉는 사람도 더러 있다. 잘못과 오류를 뭉개거나 지난 거짓을 또다시 덮기 위한 목적이 배여 있다. 나라의 리더를 뽑는 즈음이다. 후보, 지도자의 거짓말은 매우 정교하게 포장된다. 현실정치에서의 최대 무기는 들키지 않고 속이는 스킬, 거짓말 배짱에서 비롯된다는 말도 있다. 그 분간도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다. 정치는 선거만의 영역이 아니다. 사람사는 모든 공간에서 생동한다. 영원할 것 같은 각양의 인연에서도.
 
정승재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