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보잉사가 KAEMS를 방문한 의미

2022-02-10     경남일보
세계 굴지의 항공기 제조사인 미국 보잉사가 지난 9일 사천 항공MRO 전문업체인 한국항공서비스(KAEMS)를 방문했다. 항공MRO사업을 놓고 사천시와 인천시 간에 힘겨루기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보잉사 대표의 방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자리에서 에릭 존 보잉코리아 사장 겸 보잉사업 인터내셔널 부사장은 “항공MRO사업 협력 확대를 위한 보다 심도깊은 협의가 이루어지길 희망한다”고 했다.

에릭 존 사장이 KAEMS와의 협력 확대를 희망했다는 사실은 보잉사가 항공MRO 등 사천의 항공분야 기술력과 역량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보잉사가 한국에 투자한 약 50억달러 중에 95%를 경남에 투자한 것 역시 그만큼 사천의 항공산업 성장 및 발전 가능성을 인정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보잉사와 관련된 한국의 50여개 파트너 기업들이 KAI, KAEMS와 가장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KAI와 KAEMS에서도 KAI와 항공MRO의 기술력과 역량을 향상시켜 보잉사와 파트너쉽이 강화되길 희망했다. 경남도와 사천시도 경남 항공산업 발전을 위한 행정 지원을 다하겠다고 했다.

양당 대선후보들은 경남의 사천·진주지역을 항공우주청 최적지로 언급했다. 이는 대선후보들도 경남지역, 즉 사천·진주지역의 항공산업이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중심이면서 국제경쟁력 확보에도 가장 유리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항공 선진국과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우리나라 항공산업은 사업영역이 더 확대되어야 하고, 기술력도 더 높아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 보다 선택과 집중이 요구된다. 역량을 분산할 시점이 아니다. 지자체 차원에서의 선택과 집중적인 지원은 한계가 있다. 국가 차원에서 선택·집중적으로 지원 육성해야 항공 선진국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보잉사가 인정하고 있듯이 항공 선진국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곳이 사천이다. 보잉사가 왜 사천을 직접 방문까지 하며 협력 확대를 희망했는지 중앙정부는 그 의미를 알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