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여론조사인가, 여론조작인가

이수기 (논설위원)

2022-02-15     경남일보
현대 선거에서 여론조사는 불가피하다. 선거 때마다 수많은 여론조사가 시행되며, 투표가 끝나면 출구조사 결과도 발표된다. 여론조사라는 이름으로 ‘여론 호도’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드루킹 댓글 조작이 여론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듯, 왜곡된 여론조사 결과는 민심의 흐름을 바꿀 수도 있다.

▶심지어는 같은 날 발표한 조사도 선두 후보가 제각각인 것과 관련, 기계음으로 조사하는 ARS(자동응답) 방식과 면접원이 직접 조사하는 전화 면접원 방식의 차이 때문이란 해석도 많았다. 20여일 앞둔 대선이 박빙 속에 호재나 악재에 따라 여론조사 결과가 출렁이지만 조사 결과를 맹신하거나 무시해서는 안 된다.

▶20대 대선의 판세가 갈수록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전문가들도 “중도층 표심이 오락가락하면서 대선후보들의 지지율에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판세 예측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한다. 하루가 다르게 후보에 대한 새로운 이슈가 나오면서 누구를 지지할지 마음을 정하지 못한 중도층의 여론이 조사 때마다 지지 후보가 달라지고 있다.

▶선거는 여론조사에서 시작하여 여론조사로 끝나기 때문에 여론조사는 객관성과 정확성이 요구된다. 선관위에 등록된 80여 여론기관 중 일부는 부실한데다 난립과 법령의 미비로 들쭉날쭉한 조사 결과가 공표돼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일부 조사를 두고는 ‘여론조사인가 여론조작인가’라고 할 정도로 신뢰도가 심각하게 우려된다.
 
이수기·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