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인생은 고해(苦海)’

이수기 (논설위원)

2022-02-22     경남일보
고통 없는 인생사는 없다 한다. 단순 이 명제를 잘 알고 있으면서도 고통은 피하고만 싶은 것이 사실이다. “왜 열심히 사는데도 삶이 이토록 괴로운 걸까?” 우리 주변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푸념이다. 누구에게도 차마 말하지 못한 아픔과 상처가 수두룩한 사람도 있다.

▶힘겨운 삶을 살다 보면 고통 이란 단어를 생각하기조차 싫은 경우가 있다. 하나 ‘고통 없는 삶은 아무 의미가 없다’라는 말이 있듯이 뼈를 깎는 괴로움이 오히려 좋은 약이 된 경우도 있다. 삶 자체를 단단히 지탱해 주는 버팀목이 되어 주는 사례도 있다.

▶매일 코로나 확진이 10만 여명이 발생, “안 걸리는 게 이상할 정도”다. 소중한 사람의 죽음, 사업 실패, 재난 사고 등의 위기를 만날 때면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라는 억울한 심정의 포로가 된다. ‘성장하기 위해 인생의 시련이 필요하다’거나, ‘고난 뒤에 축복이 온다’는 말은 전혀 위로가 되지 않는다.

▶병든 육신도 아픔을 느껴야 빨리 치료할 수 있듯이 췌장암처럼 90%쯤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는 통증 없는 병이야말로 늦게 발견, 그만큼 손쓰기도 어려우니 더 위험하다. 살아온 것을 보면 행복도 왔다가 가고, 불행도 왔다가 가버릴 뿐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저절로 나쁜 것도 잊어버리는 등 일상으로 돌아간다. ‘인생은 고해(苦海)’라는 말처럼 사는 것이 만만치 않고, 정답이 없다.

 
이수기·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