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호감 대선’ 네거티브 막말 선 넘었다

“짐승·기생충” 원색 조롱·비방 ‘대장동’ 의혹 막판까지 진흙탕 박빙 대결구도 ‘흠집내기’ 치중

2022-02-23     이홍구
역대 최악의 ‘비호감 대선’이란 말을 입증이라도 하듯 여야의 원색적인 네거티브 조롱·비방전이 막판 대선판을 진흙탕 싸움으로 전락시키고 있다.

여야 대선캠프는 최근 ‘막말 경계령’을 내리고 입단속에 나섰다. 대선을 불과 2주가량 남겨둔 시점에서 유권자를 자극하는 혐오성 발언으로 지지율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하지만 박빙 대결 구도가 이어지면서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상대방 흠집내기에 치중하는 분위기다. 이에따라 정책대결을 외면한 네거티브 공방이 위험 수위를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깡통’, ‘짐승’ 등의 표현을 동원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공격했다. 민주당 강병원 의원은 지난 21일 경제분야 TV토론 이후 SNS에 윤 후보가 ‘무지’하다고 비판하며 “빈 깡통이 요란하다는 걸 확인한 토론회”라고 적었다. 허종식 의원은 최근 인천 유세에서 윤 후보의 ‘집권 시 전 정권 적폐 수사’ 발언을 거론하며 “배신까지는 이해한다 치고 상대 당 후보가 돼서 문재인 정부를 적폐로 몰아 문 대통령을 죽이겠다고 한다”며 “사람과 짐승이 다른 건 딱 한 가지다. 은혜를 알면 사람이고 모르면 짐승”이라고 했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달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했으나, 최근 유세에서는 네거티브성 공세를 쏟아내고 있다. 민주당은 내부문건을 통해 공식선거 운동기간 대중 연설에서 부각할 윤 후보의 문제점으로 △무능·무지 △주술 △본부장(본인·부인·장모) 의혹 △보복정치 공언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국민의힘도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 거친 언사를 쏟아내고 있다. 윤 후보는 최근 수도권 유세에서 자신의 ‘전 정권 적폐 청산 수사’ 원칙에 대해 여권이 ‘정치보복’을 주장하는 것을 두고 “파시스트들, 그와 비슷한 공산주의자들 이런 사람들이 하는 수법”이라고 했다. 윤희숙 전 의원은 경제분야 TV토론 당시 이재명 후보의 ‘기축통화국’ 발언에 대해 “대선을 2주 앞둔 후보가 찰 수 있는 똥볼의 드라마 중 최고치”라고 비판했다. 최근 김재원 최고위원은 SNS와 라디오 출연 등을 통해 “(이 후보 집에서) 돼지 키우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까 옆집에 기생충이 있었던 것”이라며 원색적 비난을 퍼부었다. 원희룡 선대본부 정책본부장도 “이 후보님, 세금으로 밥 먹고, 세금으로 합숙소 쓰고, 세금으로 수발 인원 쓰고. 이게 뭡니까? 앞으로 제대로 세금 숙식, 간수 제공하는 데로 가시죠”라고 ‘감옥행’을 시사했다.

대장동 의혹을 둘러싼 네거티브 공방도 심화하는 양상이다. 중도·부동층 표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재명-윤석열 후보측은 ‘대장동 의혹’에 막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녹취록 중 특정 부분만 인용해 아전인수식 해석하는 등 비방전이 격화되고 있다. 이 후보는 23일 오전 MBC 라디오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몸통이라고 100% 확신한다”면서 “범죄 집단이 종자돈을 마련하도록 수사하고도 봐준 게 윤 후보 아니냐”고 직격했다. 윤 후보 측도 이 후보가 대장동 사업의 설계·결재권자로 ‘몸통’이라는 점을 거듭 부각하며 대장동 의혹이 ‘이재명 게이트’라는 공세를 이어갔다.

이홍구기자 red29@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