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심상치 않은 거제시 인구 감소세

2022-03-15     배창일


거제시의 인구 감소세가 심상치 않다. 올해 2월 말 기준 거제시 주민등록 인구는 24만 59명이다. 사실상 24만 명 선이 무너진 셈이다.

최근 10여 년간 거제시 인구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2009년과 2010년 22만여 명이었던 거제시 인구수는 2011년 23만 2787명으로 23만 명을 돌파한 이후 2012년 23만 6964명, 2013년 24만 8287명으로 계속해서 증가했다. 2015년에는 25만 5828명으로 25만 명을 돌파한 데 이어 2016년 25만 7183명으로 최고점을 찍으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조선업 불황이라는 암초를 만나자 거제시 인구수는 곧바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2017년 25만 4073명에서 2018년 25만 516명으로 쪼그라들었고, 2019년에는 24만 8276명으로 줄었다. 2020년에는 24만 5754명, 2021년에는 24만 1216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의 경우 월 평균 378명 정도가 거제를 떠났다는 것으로 파악된다.

연령별 인구증감 현황을 살펴보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유출인구가 늘어난 사실을 알 수 있다. 2020년과 2021년 거제시 연령별 인구증감 현황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거제지역 인구 가운데 20~29세 1554명 감소, 30~39세 3838명 감소, 40~49세 381명 감소한 것으로 각각 집계됐다. 특히 조선소 노동자층이 많은 연령층인 20~39세가 1년 동안 5392명이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조선업 장기불황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더 큰 문제는 조선수주 회복기를 맞아 필요인력의 수급이 용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 있다.

조선업은 강한 노동 강도와 기능의 숙련도가 필수적으로 뒤따르는 산업이다. 조선업 호황기 때만 해도 잔업과 특근 등으로 조선소 노동자들은 제법 많은 임금을 받았다. 일을 많이 하면 할수록 손에 쥐어지는 급여도 두둑했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시간외 근무를 할 수 없게 되자 조선소 노동자들의 벌이는 쪼그라들었다. 현재의 임금 수준으로는 새로운 조선 인력을 수급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게 거제지역 조선업 종사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거제시의 인구수 증감은 조선업 호·불황과 궤를 같이했다. 하지만 조선수주 회복기를 맞아 인구 유입 등에 대한 시의적절한 대안책 마련이 없다면 지난 7년간의 혹독했던 시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