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다서 인명 구한 거제시 김하수씨 ‘LG 의인상’ 수상

2022-03-29     배창일
바다에 빠진 30대 남성을 구하기 위해 엄동설한의 날씨에도 용감히 겨울바다에 뛰어든 김하수(70) 씨가 LG의인상을 받았다.

LG복지재단은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기 위해 바다에 입수한 김 씨와 이광원·송영봉 씨, 퇴근길 화재 현장에서 탈출하지 못한 노인 3명을 맨몸으로 구조한 이기성 소방사에게 각각 LG 의인상을 수여했다고 29일 밝혔다.

거제시 남부면 근포마을에 살고 있는 김 씨는 지난 2월 9일 밤 10시 40분께 대포근포항 방파제 앞을 지나가다 바다 위에 사람이 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김 씨는 지나는 행인을 불러 119에 신고를 부탁하고 익수자의 상태를 살폈다. 당시 익수자는 이미 탈진해 겨우 얼굴만 수면 위로 올라와 있는 상태였다.

더 이상 구조가 늦어지면 익수자의 체온이 떨어져 아까운 생명을 잃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김 씨는 곧바로 물속으로 뛰어들어 구조에 나섰다.

주변에 구조 도구는 없는 상태였지만 김 씨는 익수자 머리 위 배를 묶어 놓은 로프를 의지하면 구조가 가능하겠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익수자는 무의식적으로 구조를 위해 접근한 김 씨를 감아 안았고, 이 때문에 통영해양경찰서의 구조인력이 도착할 때까지 10여 분 동안 익수자를 안은 채 로프를 잡고 버텨야 했다.

현장에 도착한 통영해경의 도움으로 익수자를 육지로 끌어 올린 김 씨는 119구급차가 도착하기 전까지 해경과 함께 익수자를 서로 껴안으며 체온을 유지 시켰다. 김 씨의 노력 끝에 익수자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고, 몇 일 후 무사히 집으로 돌아갔다.

사건 발생 이후 김씨는 지난 2월 21일 통영해경으로부터 인명구조 유공으로 감사장을 받기도 했다.

한편 LG의인상은 2015년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故)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제정됐고, 2018년 구광모 LG 대표 취임 이후에는 사회 곳곳에서 타인을 위해 묵묵히 봉사와 선행을 다 하는 일반 시민으로 수상 범위를 확대했다. 현재까지 LG의인상 수상자는 총 174명이다.

배창일기자 bci74@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