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도 떨어진 벽돌 치운 10대들의 선행

진주 대곡중 한소은·서준우·김규림 학생 온라인서 화제…훈훈한 감동·칭찬 이어져

2022-03-31     백지영
최근 진주지역 한 교차로에 벽돌이 무더기로 떨어져 교통사고가 우려되자, 근처 중학생들이 달려가 이를 치우는 영상이 온라인에서 퍼지며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30일 자동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사거리에 뒹구는 벽돌 옮기는 학생들’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진주시 충무공동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실 앞 교차로에서 체육복을 입은 여학생 3명이 차도 중앙으로 달려가 벽돌을 치워 옮기는 영상이 첨부됐다.

작성자는 지난 29일 오후 5시께 경남 진주혁신도시 한 사거리에서 이 같은 장면을 목격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작성자는 “사거리에 언제인지 모르겠으나 벽돌로 추정되는 낙하물들이 도로 가운데로 떨어져 지나가는 차들이 서행하며 지체됐다”며 “나가서 치워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찰나 길을 건너던 학생들이 움직였다”고 밝혔다.

영상 촬영 전 한 차례 횡단보도 보행 신호에 맞춰 낙하물을 치웠으나, 미처 다 옮기지 못하자 다음 보행 신호까지 기다린 후 나머지를 치웠다고도 덧붙였다.

작성자는 “너희의 행동이 참 고맙구나”라며 감사를 표했고 해당 글은 200건 이상의 추천을 받으면서 해당 사이트 ‘베스트 글’에 올랐다.

이 글에는 “바르고 착하게 자라줘서 대견하고 고맙다”, “학교에 제보해서 상 줘야겠다. 가정 교육 잘 받았다” 등 칭찬 댓글이 수십 개 달렸다.

이 글과 영상이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 여러 곳으로도 번지면서 “누군가 치우고 싶어도 친구 하나라도 ‘저걸 귀찮게 왜 치워?’라고 하면 실행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셋 다 생각이 바르고 예쁘다” 등 칭찬 세례가 이어졌다.

당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벽돌을 치우면서 도로관리청인 진주시나 경찰·소방에는 사고나 교통 불편 등 관련 신고가 접수되지 않았다.

영상 속 학생들은 진주 대곡중학교 3학년생인 한소은·서준우·김규림 양으로, 학교 측에 본보 취재가 시작될 때까지 자신들의 선행이 화제가 된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소은(16) 양은 “친구들과 지나가다가 도로에 벽돌이 있어서 차들이 자꾸 피해가길래 사고가 날 것 같아서 함께 치웠다”며 “영상이 올라와 사람들이 칭찬해 준다니 신기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황승재 대곡중 교장은 학생들을 직접 불러 “위험을 무릅쓰고 다른 사람들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 참 기특하다”며 치하했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