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의 단감 농업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

창원단감 '우수성·가치' 인정 받았다

2022-04-13     이은수


창원의 단감농업이 정부가 지정하는 국가중요농업유산 제17호(창원 독뫼 감농업)로 지정됐다. 국가중요농업유산이란 농업인이 환경·사회·풍습 등에 적응하며 오랫동안 형성돼 온 유·무형의 농업자원 중에서 보전하고 전승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을 국가가 인정해 지정하는 것이다. 창원단감은 선조 때부터 사람과 사람에게 이어져온 가르침이며 역사이자 상업화시대를 거쳐 오면서도 위기를 겪으며 꿋꿋하게 지켜온 자존심이다.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에 따른 가치에 대한 공감대 확산과 세계로 뻗어나가는 창원단감의 새로운 도약이 기대된다.

◇주목받는 ‘창원 독뫼 감농업’=공식 지정명은 ‘창원 독뫼 감농업’으로 독뫼는 똥뫼라고도 한다. 나지막한 산지, 즉 독(獨)+뫼(山)에 붙여져 불려졌다는 설과 함께 주변 강 등의 범람으로 물 위로 드러나 우뚝 솟은 지형을 광범위하게 독뫼라고 지칭한다. 창원 동읍, 북면, 대산면 일대는 과거 얕은 바다였고 이후는 광범위한 습지였으며, 낙동강의 잦은 범람으로 침수가 빈번해 지역민들은 불가피하게 산지 경사면에서 감을 키우며 억척스럽게 농업을 이어왔다.

그러나 이러한 농업의 형태가 오히려 서리와 안개피해 방지, 일조량 증대 등에 탁월할 효과를 보이며, 세계적인 재배 적지로 인정받았다. 다호리 유적은 흔적 상 가장 오래된 감 재배지다. 감 농사는 기후변화, 생계유지를 위해 단감으로 품종을 바꿔 창원농업에서 비중도 총 생산액 2000억원 중 789억원으로 39%를 차지하는 핵심 농산물이 자리 잡고 있으며, 현재는 단감농업 세계1위 도시로 성장했다.



 


◇창원단감 역사성과 전통성 입증=국가중요농업유산 중요 평가항목은 역사성과 지속성, 생태환경, 경관 우수성, 생계유지, 고유한 농업기술 등으로 2013년부터 현재까지 하동녹차, 구례산수유, 금산인삼, 상주곶감등 16개소가 지정됐다.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은 대한민국 농업의 최고 영예이다.

감농업의 우수성과 가치를 발굴하고 인정받기 위해 2018년부터 역사성과 전통성을 입증을 위한 자원조사를 시작했으며, 지난해 창원시가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 도전에 나섰다. 지난해 6월 정부의 국가중요농업유산 제도에 신청해 8월, 지자체 발표로 진행된 1차 심사에 이어, 10월 대학교수로 구성된 농업유산 자문위원 16명이 창원시를 방문해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11월과 12월 총 3회에 걸쳐 대학교수위,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진흥청, 농어촌공사로 구성된 국가중요농업유산 자문위원회의 최종 심사 끝에, 지난 2월 7일 국가중요농업유산 제17호로 창원 단감농업이 최종 확정됐다. 이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총 3차례에 걸쳐 포기하지 않고 도전한 끝에 이루어 낸 쾌거였다.

시는 지난달 21일 세종정부청사에서 농림축산식품부장관으로 부터 대한민국 제17호로 지정된 국가중요농업유산 ‘창원단감농업’의 지정패와 지정서를 전달받았다. 27일에는 창원단감테마공원에서 창원단감농업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 기념식을 개최했다. 지정과 함께 가치 보전과 홍보 등을 위한 사업비 15억원과 함께 정부의 지속적인 재정 및 행정 지원이 따르고, FAO 세계중요농업유산 신청 자격이 부여되는 등 창원단감이 대한민국 대표 농업으로 자리매김하도록 각종 지원과 명예가 따른다.



 


◇지역 대표 농업 넘어선 세계1위 농업=창원의 감 농업은 기원전 1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다호리 고분군 유적지에서 발견된 ‘통나무 관 밑바닥 옷 칠한 제기 위에 담긴 감 3개’는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등 적어도 2100년 전부터 감이 재배됐고, 식용 뿐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이용됐음이 짐작된다. 고운문집에 최치원선생이 900년경 그를 따르는 백성들을 위해 월영대에 감나무를 심었다는 기록과 1642년 허목선생의 기행문에도 고운선생이 심은 감나무를 보았다는 기록이 전한다. 1900년대 초까지 월영대를 알리는 사진에도 감나무를 볼수 있으나 6.25때 소실됐다. 또한 동국여지승람(1481년), 신증동국여지승람(1530년), 여지도서(1765년), 대동지지(1866년)등에서도 창원의 토산품이 감이고, 주산지라는 기록이 전한다.

떫은감과 단감은 재배방법은 거의 동일하나 재배를 위한 적정기온이 차이가 나는데 단감나무는 떫은감나무 보다 4~5도 정도 따뜻한 곳에 재배가 된다. 1900년대 초 기후 온난화로 창원이 따뜻해지면서 단맛을 내는 감이 접붙여져 재배되기 시작했으며, 현재는 지역 대표 농업을 넘어 세계1위 농업이 됐다.



 


◇창원단감 대한민국 로열브랜드 프로젝트=창원 농업의 핵심이며 자존심인 창원단감이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까지는 대규모 예산이 수반되고 인지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다소 황당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창원시는 창원단감이 창원특례시의 높은 위상과 함께 104만 시민의 유산 보전의지, 농업을 안정적으로 유지 발전, 계승 하고자하는 지자체의 계획이 타당성이 높이 평가된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창원단감 대한민국 로열브랜드 프로젝트’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농업으로 만들어 가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판단해 적극 추진했다.

1단계로 과실전문생산단지 사업을 통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만들고, 2단계로 국가중요농업유산을 지정받아 세계1위의 위상을 확실히 확보한 후 마지막 3단계로 힘든 농업이지만 대한민국 로열브랜드로써 널리 알리며 가치를 인정받고자 한 계획이 국비 279억원이 확보된 과실전문생산단지 사업에 이어 국가중요농업유산까지 지정됐다. 임시방편의 지원보다 창원 단감의 미래를 생각하며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발판을 만들었다.



 


◇세계중요농업유산 지정·세계단감농업 엑스포 유치 추진=대한민국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을 계기로 창원단감이 델몬트 바나나, 제스프리 키위, 썬키스트 오렌지처럼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것에 대한 기대가 높다.

시는 도시확장과 경제개발, 이농현상과 고령화 등에도 불구하고 창원의 감농업을 수천년간 지켜오고 전승해서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의 주인공들인 지역농업인을 비롯한 관계자들의 노고와 단감의 우수성을 알려, 지역농업인의 자긍심 고취시켜 나갈 계획이다. 나아가 미래세대 대한민국 대표 농산물 창원단감 이미지를 부각시킬 방침이다. 시는 △창원독뫼감 보전관리 조례제정 △창원단감 로열브랜드 선포식 △천연기념물 지정 △독뫼감 농업유산 동영상제작 △포장패키지개발 △독뫼감 농촌관광 인프라 구축 등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FAO 세계중요농업유산 지정 준비 △세계단감농업 엑스포 유치 등 창원단감농업을 보전하고 알리는 도전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창원단감 ‘명품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그동안 단감특구지정, 향토산업육성사업, 농촌융복합지구조성사업 등을 추진했다”며 “올해 국가중요농업유산 등재라는 큰 결과를 낸 것은 자랑할만하다. 세계 단감엑스포 유치로 창원단감의 위상을 높이는 데 더욱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