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벗은 마스크…“좋지만 걱정도 돼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첫날 운동 나선 노마스크 시민들 해방감·눈치 공존 “이제는 쓰는게 더 익숙” 계속 착용 밝히기도

2022-05-02     백지영
실외

 

“마스크 없는 삶을 기다려 왔지만, 다시 코로나19가 유행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들어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가 사실상 해제된 2일 정오께 진주시 칠암동 경남문화예술회관 인근에서 만난 김광석(57)씨는 마스크 해방을 반가워하면서도 불안감을 동시에 내비쳤다.

이날 진주지역은 낮기온이 20도 안팎으로 평년보다 낮았지만, 햇볕이 강해 마스크를 쓴 채 야외 활동을 하면 마스크 안으로 땀이 차 갑갑하게 느껴지는 날씨를 보였다.

마스크를 벗은 채 지인을 기다리던 김 씨는 취재진이 다가서자 주머니에 넣어둔 마스크를 꺼내 다시 착용한 채 취재에 응했다.

그는 “마스크 착용이 답답하고 불편했는데 오랜만에 안 쓰고 바깥 공기를 쐬니 참 좋다”면서도 “막상 안 쓰고 밖에 서있자니 눈치가 좀 보이긴 하다”고 말했다.

이날 진주시 칠암동 등 진주 도심에서 만난 시민 대다수는 이번 방역 완화 조치에도 실외 마스크 미착용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시민은 5명 중 채 1명도 되지 않았고, 이 마저도 대부분 홀로 산책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이들이었다.

이들은 대부분 2m 이내 타인이 없는 상황에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가 타인과 가까워지면 김씨처럼 다시 마스크를 착용했다.

칠암동 남강변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자전거를 타던 한 중년 남성도 “어차피 실내에서는 써야 하다 보니 항상 마스크를 갖고 다니다가 누군가를 만나면 습관적으로 쓴다”며 마스크를 꺼내 들었다.

식사나 산책 등을 위해 2명 이상 복수의 시민이 함께 야외에 있는 경우에는, 홀로 활동 중인 이들보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더 높았다. 구성원 중 일부 혹은 전원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대화 등을 하며 함께 있는 경우는 드물었다.

코로나에 걸렸다가 최근 완치된 이들 중에는 ‘한동안은 덜 조심해도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미감염자보다 비교적 가벼운 마음으로 마스크 미착용을 결정하는 이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시민은 이제는 일상이 된 마스크를 자연스럽게 착용하는 것을 택했다.

김찬호(31·진주)씨는 “2년간 마스크를 써왔더니 이제는 적응돼 쓰고 다니는 게 익숙하다”며 “이제는 안 쓰는 게 더 어색해서 정부 지침과 관계없이 계속 쓰고 다닐 생각”이라고 밝혔다.

마스크 관련 지침 변화를 미처 알지 못한 상태로 강변을 산책하던 한 청년은 “오늘부터 규제가 사라졌다고 해도 아직 많은 확진자가 발생하는 만큼 당분간은 마스크를 벗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