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우리 아파트 화재안전 체험하기’

2022-05-11     경남일보
살고 있는 아파트의 화재 안전시설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화재는 예방이 최우선이지만, 만약 화재가 발생하면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해야 한다. 침착하게 판단할수록 유사시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고, 큰 위험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 안전은 평소의 관심에 달려있다. 거주지나 생활공간의 화재 안전시설과 피난시설이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관심을 갖지 않으면 비상시 허둥지둥할 수밖에 없다.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평소 각별한 관심이 절대적이다.

실제 2020년 12월 1일 경기 군포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의 경우 불은 30여 분만에 진화됐지만 4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을 당했다. 당시 위층 입주민 2명은 최상층인 15층 바로 위 승강기 기계실 앞에서 질식해 숨진 채 발견돼 안타깝게 했다. 해당 아파트의 옥상은 평소 문이 잠겨 있다가 불이 나면 열리는 자동개폐장치가 설치돼 있어 문을 밀기만 하면 바로 옥상 대피공간으로 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무조건 위로 올라가야 옥상이 나올 것으로 착각해 기계실까지 올라갔을 것으로 소방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평소 화재 안전시설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 주는 단적인 사례다.

이런 점에서 경남소방본부가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 아파트 화재안전 체험하기’ 홈페이지를 구축하고 홍보활동에 나선 일은 환영할 일이다. 소방당국이 창원시를 제외한 도내 모든 공동주택 2590개 단지 7800개 동을 대상으로 피난·소방시설을 촬영하고, 시설별 체험 동영상을 제작해 홈페이지를 구축해 놓았다.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를 입력하면, 옥상과 출입문 위치, 피난 공간, 소화 설비 같은 각종 피난 안전시설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화재 안전시설 사용법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동영상도 잘 준비되어 있으니 꼭 확인했으면 좋겠다. 가능하다면 관리사무소나 입주자대표회의에서는 입주자들이 아파트 단지의 화재 안전 피난시설을 직접 둘러보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화재안전에 적극 대비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