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거리두기 해제와 공동체 역량

정규석 (대아고등학교 교감)

2022-06-09     경남일보

 

1990년대 이후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시장에 대한 정확한 예측이 어려워지면서 기업들은 이에 대응할 종합적 능력을 기르기 위해 ‘핵심역량’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왔다. 몇 해 전부터는 학교 교육에서도 지식 전달 중심의 교육을 탈피하고 창의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몇 가지 핵심역량을 강조해 왔다. 그중에 팬데믹시대를 거쳐오면서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공동체 역량’이 아닐까 싶다.

최근 2년 이상 지속된 코로나19로 인해 주변에는 매우 어렵게 생활하는 분들이 많아졌다. 자영업자와 같은 소상공인들만 봐도 알 수 있다. 물론 어려움을 딛고 빠르게 회복한 분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여전히 고통의 시간을 힘겹게 버텨내고 있다. 그동안 일부 온라인이나 디지털을 기반으로 하는 업종에는 상당한 기회가 찾아왔지만, 대부분은 여전히 사회적 거리두기가 남겨놓고 간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서점, 작은 식당, 카페, PC방, 노래방, 문구점 등 동네 상권은 버티기가 어렵다고 한다. 이들에 대한 배려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다. 정부에서는 현금성 지원을 한다지만 실제 더 나아가 소상공인들이 온라인이나 디지털 등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도록 다방면의 지원을 해야 한다고 본다.

이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이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다. 공동체에 닥친 문제를 나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타인의 고통을 나의 고통으로 이해할 줄 알아야만 지속 가능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 교육과정에서 강조하는 공동체 역량은 지역, 국가, 세계 공동체의 구성원에게 요구되는 가치와 태도를 지니고 공동체 발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위해 학교에서는 남을 위한 봉사를 비롯하여 협업을 강조하는 교육을 한다. 그리고 규범과 질서를 지키기 위한 준법 및 환경 의식 등을 함양하는 교육도 한다. 실제 학생들끼리 협력적 의사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보도록 유도하는 수업도 많이 늘었다.

이제 우리 사회는 인공지능 기술이 고도화되고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고 있다. 따라서 단편적 지식이 탁월한 사람보다는 공동체 구성원들끼리 원활하게 의사소통을 하고 협업함으로써 문제를 쉽게 해결하는 창의 융합형 인재가 필요하다. 이에 더하여 코로나와 같은 범지구적 재난이 닥쳐왔을 때는 무엇보다 공동체로서 함께 한다는 공감능력과 서로에 대한 배려가 꼭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