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강홍의 경일시단]솟대(이선종)

2022-06-12     경남일보

 

솟대(이선종)

하늘도 땅도 아닌

경계의 행간에서

바람이 전해주는

의미 하나 베어 물고

울지도 날지도 않은 채

홀로 마른 독한 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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솟대는 공동체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마을 입구 또는 진단 성역에 세운 민속신앙의 조형물이다. 사람의 뜻을 하늘에 물어다 주고 하늘의 뜻을 사람에게 알려주는 영매이다. 그래서 사람과 하늘이 소통하여 이상형의 세상을 같이 구하자는 것이다. 공활한 공간에 신의 계시를 구하는 것은 원시시대에서부터 지금까지 나약한 인간에게 피안彼岸의 세계를 모색하는 방도며 염원이다. 비상하는 것인지 착지한 것인지 모를 저 나직한 모양새, 허공을 향한 눈빛은 영원한 의문에 영원한 답을 구하는 중일 게다.간절한 기도가 하늘에 닿아 좋은 세상이 제대로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홀로 마른 독한 고집, 구도자는 늘 외로운 법이다.

주강홍 경남시인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