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독서와 중국고전

강신웅 (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

2022-06-14     경남일보


학생들이 학교과목 외 공부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만일 학교에서 규정된 과정상의 교과목에 대한 성적울 올리는 것만으로 할 일을 다했다고 한다면, 상급학교 진학은 결코 학문수련을 위한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다.

그래서 학창시절은 물론, 그 이후의 사회생활 중에서도 규정된 교과목 이외의 다양한 서적들에 대한 독서취미를 길러야 한다. 특히 어떤 분야에 전문가가 되려는 사람은 더욱 그래야한다.

왜냐하면 우리들이 직장과 사회에서 하루의 일과 후에 수시로 그 자리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즐거운 동반자는 책과 독서보다 더 좋은 게 없기 때문이다. 독서의 습관은 일찍부터 길러야만 흥미를 맛볼 수 있게 돼 향후 일생의 습관도 이때 갖추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학창시절 다양한 과외서를 읽고 자발적인 독서의 습관을 기르지 않은 사람은 그의 앞날에 또 하나의 행복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라고 할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독서를 해야할까. 중국고전만을 고집해서도 안되지만 적어도 서양고전과는 동등, 혹은 그 이상의 관심이나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중국은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 수천 년 간 우리의 전통사상과 정신문화 형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음을 부인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중국고전은 그들 고유의 문자적 특성 때문에, 우리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현실적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교육환경이 조성돼 있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근자에 이르러 당국에서는 서양학 관련 교육에 편중하면서 우리의 전통인문학에 대한 교육정책은 빈약해지고 있는 추세다. 그 결과 상당수의 사람들이 빠르게 서양식 개인주의와 편의주의에 몰입돼 급기야는 우리의 고유한 정신문화의 근간인 효(孝) 제(悌) 충(忠) 의(義) 예(禮) 신(信)과 같은 우수한 덕목들까지도 사라지는 위기에 처했다.

우리나라의 가족제도의 갑작스런 동요(動搖)는 물론, 사회의 전반적인 분야에서 예기치 못했던 재난수준의 혼란들이 지속적으로 돌발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우리의 정통성에 직·간접적으로 관련 있는 중국고전 컨텐츠에 관심을 가져야한다. 동시에 국가도 정책적으로 그 분야에 대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연구와 교육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와 환경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우리들 스스로도 중국고전 분야의 정보와 저서들에 대한 학습과 독서가 필요하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