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무지출 챌린지

변옥윤 (논설위원)

2022-06-27     경남일보
1980년대 중반, 우리나라는 세계적 호황에 편승, 대량소비시대를 구가했다. 자동차, 전자제품은 물론 패션 할 것 없이 해마다 모델을 바꾸어 신제품을 출시, 소비심리를 부추겼다. 때마침 열린 86아시안 게임과 88올림픽은 우리를 알리는 절호의 기회여서 후진국 선수단에게는 왕복 항공편은 물론 각종 스포츠용품과 가전, 전자제품을 한아름 선물로 안겨 국위(?)를 선양했다.

▶과시적 소비도 늘어나 이를 경계하는 캠페인도 벌어졌다. 언제까지나 호황은 계속될 것 같았지만 IMF체제 이후에는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다. 지난 2년간의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은 세계를 경제위기로 몰아 넣었다. 부유한 국가도 치솟는 물가로 금리를 올리는 등 경제 다스리기에 비상이 걸렸다. 소비자물가의 앙등은 하반기 6%대까지 이를 전망이다.

▶요즘 시장에 나가 본 사람들, 외식을 해야하는 사람들은 물가를 실감한다. 그래서 주부들은 아예 ‘냉장고 파먹기’에 돌입했다. 그야말로 ‘짠테크’에 들어간 것이다. 외식문화에 젖어있는 남자들도 런치플레이션을 절감한다.

▶호주머니 사정에 맞춰 식단을 고르는 패턴이 생겨났다. 퇴근 후 약주 한잔도 부담스럽기는 매 한가지. 그래서 ‘무지출 챌린지’도 등장했다. 전력사용량이 연일 기록을 경신하고 무더위 마저 겹친 마당에 무지출 챌린지는 가당치 않지만 어쩌랴 지금 이 순간도 물가는 들썩이는 것을.
 
변옥윤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