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새옹지마(塞翁之馬)

정영효 (논설위원)

2022-06-29     경남일보
중국 국경 지방에 한 노인이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노인이 기르던 말이 도망쳤다. 이웃에게 위로의 말을 들은 노인은 “이 일이 복이 될지 누가 압니까”라고 했다. 몇 달이 지난 후 도망쳤던 말이 암말과 함께 왔다. 이웃이 축하의 말을 던지자 노인은 “이게 화가 될지 누가 압니까”라고 했다. 며칠 후 노인의 아들이 그 말을 타다가 낙마해 다리가 부러졌다. 이에 노인은 “이 일이 복이 될지도 모른다”고 했다.

▶얼마 후 나라에 전쟁이 일어났다. 젊은이 모두가 전쟁터에 나가야 했는데, 노인의 아들은 다리가 부러진 까닭에 전쟁터에 나가지 않아도 되었다. 노인의 아들만은 살아남았다. 새옹지마(塞翁之馬)에 얽힌 고사다. 지금 재앙으로 여겨지는 것이 언젠가 복이 될 수도 있고, 지금 복이 언젠가 화가 될 수도 있는 세상 이치를 가르치는 고사성어다.

▶지금 일부 검사들의 처지를 보면 새옹지마 고사가 그대로 맞아 떨어진다. 문재인 정권 시절 승승장구했던 검사들의 처지가 얄궂게 됐다. 정권이 바뀐 탓이다. 이성윤·이정수·심재철·박은정 등 친문 검사들은 좌천되거나 검찰을 떠났다. 일부는 수사를 받는 처지가 됐다. ‘즐거운 일이 지나가면 슬픈 일이 온다’는 흥진비래(興盡悲來)다.

▶반면 문재인 정권 시절 좌천했던 검사들은 윤석열 정권에서는 승승장구다. 한동훈·이원석·송경호 등 친윤검사들은 법무부와 검찰청 요직을 차지했다. 이들에게는 화가 지금은 복이 됐다. 전화위복(轉禍爲福)이다. 하지만 이들도 잘못하면 또 화가 될 수도 있다. 세상이치가 그렇다.
 
정영효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