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관사(館舍)

정영효 (논설위원)

2022-07-03     경남일보
“구시대의 유물인가”, 아니면 “업무 추진의 효율성을 위해 필요한 존재인가.” 청와대 개방을 계기로 중앙과 지방에 설치돼 있는 관사들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관사 폐지를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고, 행정안전부도 폐지 권고안을 각 자치단체에 보냈다. 이런 탓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앞다투어 관사 폐지에 적극적이다.

▶관사란 외국의 사신과 사절 일행을 유숙시키거나 접대하기 위해 지은 건물을 일컫는 말이다. 그런데 대다수 관사들이 외빈들을 위한 건물이라기 보다는 기관·단체장들의 숙소 등 사적 이용 공간으로 변질돼 운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관사를 폐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줄기차게 제기돼 왔다.

▶최근들어 관사 사용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더해지면서 관사 폐지 여론이 더 거세졌다. 민선 8기 들어 박완수 경남지사를 비롯한 14명의 광역단체장들이 관사를 사용하지 않고 자택에서 출퇴근하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 광역단체장들은 관사 사용을 고집하고 있다. 업무 추진의 효율성 차원이라고 하나 눈총이 따갑다.

▶관사는 권위주의의 잔재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자택과 관청을 오가기에는 불편했던 과거에는 관사 존재의 당위성이 인정될 수 있었다. 지금은 자동차 등 교통수단의 발달과 교통망의 확충으로 자택과 관청 간 출퇴근에는 전혀 불편함이 없다. 관사가 존재해야 하는 의미가 사라진 것이다. 현 시대에는 구시대의 유물일 뿐이다.
 
정영효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