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어린이 보행자 교통안전

이화선 (마산중부경찰서 안보계 경위)

2022-07-05     경남일보
“초록불이 깜박일 때는 뛰어서 건너려 하지 말고 그냥 다음 초록불에 건넌다고 생각하고 기다려라.”

아침에 학교 가는 아이에게 앵무새처럼 늘 당부하는 말이다. 워킹맘인 나는 아이 혼자 등·하교길을 다녀야한다는 사실이 늘 불안하다.

최근 발표된 통계자료에 따르면 실제 교통사고 사망자 수의 35%가 보행자 사망사고 였으며 보행 사망자의 54%는 주로 아이들이 많이 다니는 주택가 및 학원가 등 폭 9m 미만 도로에서 발생하였다는 것을 알면 유독 나만 가지고 있는 불안감은 아닌 듯하다. 특히 차도와 보도의 구분이 없어 자동차와 보행자가 뒤섞이는 보차혼용도로에서 전체 보행 사망자 10명 중 7명이 사고를 당했고 보도가 있는 도로에 비해 사망자는 3배, 부상자는 3.4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차혼용도로는 우리 아이들이 등·하교하는 학교와 학원가 주변에 많다. 질병관리청 보도자료에 따르면 보행자 교통사고 환자 중 어린이 보행자의 비율이 성인 보행자 보다 약 8.8% 높게 나타났다.

또한 2016년~2020년 5년간 발생한 어린이 교통사고 중 오후 4시~6시에 발생한 사고 건수는 전체 시간의 40%이상(전체 5만 1678건 중 2만1144건)을 차지했다. 이는 사고가 어린이들의 하교와 학원 등원 시간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고 유형은 횡단 중 사고 비율이 72%로 매우 높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어린이 교통사고 대부분은 무단횡단 사고이며, 어린이들의 행동 특성상 보행 신호가 녹색이 켜지면서 바로 횡단보도로 뛰어들어 ‘횡단 시’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고 한다. 이와 같은 통계는 어떻게 하면 어린이 보행자 교통사고를 줄일 수 있는지 잘 보여준다.

그렇다면 운전자는 어떠한가. 운전자들의 안전운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이런 아주 사소하지만 올바른 운전 습관으로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보행자 사고, 특히 어린이 보행자 사고를 줄이고, 어린이의 안전을 지켜줄 수 있음을 우리 모두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