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 없는데 위반이라는 건가요” 새 도로교통법 ‘혼란’

우회전 차량 10대 중 7대 위반…내달 13일까지 계도기간 운영

2022-07-13     김영현

“횡단보도에 건너는 사람이 없는데 뭐가 위반이라는 건가요.”

13일 오후 2시께 진주시 상봉동 진주여고 사거리에서 우회전하던 운전자 A씨가 단속 중이던 경찰이 자신의 차를 세우자 한 말이다. 자신이 단속 대상이라는 게 의아했던 A씨는 지나온 길을 돌아보기도 했다. A씨는 보행신호가 초록신호일 때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사람을 두고 우회전했기 때문에 단속 대상이 됐다.

단속 중이던 경찰은 “7월 12일부터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됐기 때문에 보행신호가 초록불일 때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사람이 있으면 일시정지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이에 A씨는 “보행신호가 초록불이라도 사람이 횡단보도와 조금 떨어져 있으면 멈추지 않고 지나가도 되는 줄 알았다”며 “앞으로는 조심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진주여고 사거리에서 우회전하던 승용차 10대 중 7대는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위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2일부터 시행하고 있는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운전자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이 없어도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하는 사람’이 없는지 주변을 살핀 뒤 지나가야 한다. 이를 어길 시, 계도기간이 끝나는 내달 13일부터 승용차 기준 범칙금 6만원과 벌점 10점이 부과된다.

같은 날 진주시 이현동에 위치한 촉석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에서도 운전자 대다수는 개정된 도로교통법을 지키지 않았다. 단속에 걸린 트럭기사 B씨는 “도로교통법이 바뀐다는 소리는 들었는데 이미 시행한지는 몰랐다”며“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조심해야 하는 건 맞지만 모든 차들이 횡단보도 앞에서 멈춘다면 차량 정체가 심해질 것 같다”고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모든 운전자는 신호등이 설치되지 않은 어린이보호구역 횡단보도 앞에서 보행자의 횡단 여부와 관계없이 무조건 일시정지해야 한다.

경찰은 개정된 도로교통법을 숙지하지 못한 운전자가 많은 점을 고려해 꾸준히 계도활동을 하고 홍보물 배부를 할 계획이다.

강동익 교통관리계 경위는 “적극적인 계도활동으로 운전자들이 겪고 있는 혼란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이외에도 언론에서 개정된 도로교통법을 다뤄주고, 정부차원에서도 공익캠페인을 많이 만들어 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영현수습기자 r7479@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