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태용 김해시장, 구산동 지석묘 훼손 논란 사과

문화재위원 협조 재정비 진행

2022-08-11     박준언

홍태용 김해시장이 훼손 논란이 일고 있는 구산동 지석묘(고인돌·경남도기념물 제280호) 복원공사에 대해 사과했다. 구산동 지석묘는 무게만 350톤에서 450톤으로 추정되는 세계 최대 크기의 고인돌이다. 홍 시장은 11일 코로나19 희망지원금 지급 기자회견 중 구산동 지석묘 훼손 문제에 대한 질문에 “절차에 관심을 덜 가졌고 무지했다”며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고인돌 외에 박석(바닥돌)까지 문화재여서 문화재청과 의논하고 허락을 받았어야 했는데 김해시가 임의로 해석해 그렇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재정비 결정 후 다시 국가사적 신청을 해도 늦지 않다고 판단해 구산동 지석묘 국가 사적 지정 신청을 철회했다”고 덧붙였다. 홍 시장은 “박석이 제거된 상태니까 (박석) 밑 부분 발굴을 더 해보자는 것이 문화재청, 경남도 문화재위원 입장이다”며 “김해시가 실수한 부분이 있으니 적극적으로 협조를 하겠다”며 “이번 일이 뼈아픈 교훈이 됐다”고 정리했다.

구산동 지석묘는 지난 2006년 김해 구산동 택지지구개발사업 당시 발굴된 유적이다. 학계는 상석(윗돌) 무게 350t, 고인돌을 중심으로 한 묘역시설이 1615㎡에 이르는 이 유적을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지석묘로 추정하고 있다. 김해시는 지난 2020년 12월부터 구산동 지석묘 정비를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시공사는 강화처리 명목으로 박석을 빼 강화처리 후 다시 박아넣고, 하부 문화층(文化層·유물이 있을 수 있어 과거의 문화를 아는 데 도움이 되는 지층)을 건드렸다.

문화재청은 지난 5일 직원과 관계 전문가를 현장으로 파견해 관련 내용을 조사한 뒤 “지석묘 박석과 그 아래에 청동기시대 문화층이 있는데도 정비 공사 과정에서 김해시가 매장문화재법을 위반해 무단으로 현상을 변경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또 현상 변경을 하려면 문화재청과 협의를 통해 별도의 문화재 보존대책을 수립하고 이행해야 하는데 이번 구산동 지석묘 정비공사 과정에서는 보존대책 수립·이행이 되지 않았고, 협의가 전혀 없었다고 판단했다. 구산동 지석묘의 당초 정비계획은 이번 달까지였지만, 박석 훼손 논란으로 적게는 수개월에서 1년 이상 늦어지게 됐다.

박준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