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처서(處暑)

2022-08-22     경남일보
올 여름 한반도에는 이상기후가 유달리 심했다. 예년에 비해 폭염이 심했다. 이런 와중에 수도권과 중부권은 집중폭우로 큰 피해를 입었다. 반면 남부권은 가뭄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리고 오늘(8월 23일) 절기상 처서가 어김없이 왔다. 여름이 지나면 더위도 가시고 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는 의미로, 더위가 그친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폭염이 전년 보다 더 길었고, 습도도 높았던 탓에 체감 더위가 더 컸다. 그리고 이 무렵 내리는 ‘처서비’도 유독 많았다. 이 시기에 비가 내리면 농산물이 잘 자라지 못해 썩기 때문에 제대로 된 수확이 어렵다. 올 여름에는 폭염에, 폭우에, 가뭄에, 처서비까지 겹쳤다.

▶여름에 비가 많고, 더운 것이야 자연의 섭리다. 하지만 올해는 더 심해서 서민들의 삶을 더 힘들게 했다. ‘계절은 절대로 절기를 이기지 못한다’고 했듯이 처서가 오자 무더위가 한풀 꺾였다.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기운이 느껴지지만 한낮 더위는 여전히 무덥다. 하지만 무더위도 처서가 되자 섭리에 따라 점차 수그러진다.

▶지금 정치권 행태가 폭염·폭우·가뭄·처서비와 다름없다. 국민을 너무 힘들게 한다. ‘정치는 국민을 편안하게 해야 한다’는 게 정치의 섭리다. 권력욕으로 섭리에 역행하는 정치인들이 너무 많다. 권력층에 더 많다. 그래서 나라가 혼란스럽고, 삶이 힘들다. 섭리에 역행하는 정치인 탓이다. 자연이 섭리에 따르듯 우리 정치도 섭리에 따르는 정치가 됐으면 한다. 정영효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