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임의 디카시 행진 80] ‘남편’ (공명자)

2022-08-25     경남일보




꽃방석에 앉혀준다 했지

ㅡ공명자 독자, ‘남편’



다년간 디카시 강의를 하면서 제일 많이 만난 분들은 노령의 어르신들이다. 고등학교나 대학에서의 디카시 창작 수업은 대부분 일회성 특강으로 이루어진다면 기관이나 단체가 주관하는 수업은 몇 개월씩 장기간이면서 구성원들은 5, 60대를 넘어 70대의 어르신들이 다수이다. 매주 1회씩 3개월여 수업하다 보면 보인다. 나이는 물리적 숫자일 뿐 열정에는 노화가 없다는 점이다. 삶의 구체적 경험에서 얻은 지혜가 돋보이며 관조력이 탁월하다. 노후의 일상이 이보다 더 품격있을 수 없다는 말씀들을 하신다. 디카시를 쓰는 일이 그렇단다.

젊은 날 남편이 아내에게 했던 언약을 꽃 한 송이로 재연하는 힘이라니. 노랗고 환한 꽃이 아내의 청춘이 아니라, 아름다움이 아니라, 남편으로 환유한다. 환기성이 우세하면 디카시의 매혹의 힘은 커진다.

시인 · 두원공대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