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교사 정원 감축

2022-11-01     경남일보
전교조 경남지부가 교육부의 교사 정원 축소에 반발, 학급 과밀화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교육부가 내년 초중등교사 정원을 올해보다 대폭 줄여 일선 시·도교육청에 통보, 교육황폐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학생 수 감소는 기정사실화된 상태지만 학생 수가 줄었다고 교사 수를 많이 줄이는 것은 그다지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 지역에 따라 여전히 과밀학급이 존재하기 때문에 무조건 교사 정원을 줄인다고 해결될 수 없다. 농촌지역은 최소 인원으로 운영, 더 이상 줄일 수 있는 교사가 없다. 결국 과밀화 된 도시지역 학교에서 줄여야 하는데 이는 교육 여건과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진다.

지난 8월 3일 교육부가 발표한 2023년 가배정 교사 정원은 경기, 세종을 제외한 모든 시도의 정원이 감축됐다. 올 대비 내년 정원은 경남 94명 감축을 비롯, 전국적으로 3401명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은 내년에 학급수는 늘어나지만 정원이 줄어들어 과밀화 문제가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특수학교의 경우 70여 학급이 늘어나지만 교사정원은 4명 증가에 그쳐 학급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 뻔하다. 내년에 배정된 경남의 기간제교사는 474명으로 올 732명보다 258명이 줄어든다. 이중 특수학교 기간제교사는 150명가량 감축하게 된다.

경제 논리대로만 접근해선 안 될 분야가 교육이다. 교사 정원은 경제논리가 아닌, 교육논리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 학생 수가 줄어드니 교사 수를 줄인다는 인력 운영 방안은 논점의 뿌리부터 옳지 않다. 학생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농산어촌 교육의 황폐화를 가속화 할 전망인 만큼 충분하게 숙고해 교사들의 채용 및 수용 계획을 세우기를 바란다.

교육부는 근시안적 교사정원 감축 정책을 재검토하고 지역별 교육 여건을 반영한 새로운 수급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교육 당국에선 당장 학교 현장이 겪을 어려움을 살펴 교원 수급에 대한 구체적 해결책을 제시하길 바란다. 지역 교육계에선 정부가 교육의 질을 포기하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오는 점을 감안, 교사 정원 감축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사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