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남해 바래길

2022-11-06     김윤관


남해는 푸근한 느낌을 주는 섬으로 바다와 해안선이 곱게 어울리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남해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남해바다가 채색하는 풍경이 보는 사람의 마음을 한없이 편안하게 한다고 말한다. 몇 번을 찾아도 새로운 매력이 있는 섬, 무엇보다 남해는 잠시 마음을 쉬고 싶을 때나 새로운 활력을 찾고 싶을 때 가보고 싶은 곳이다.

남해군은 천혜의 자연경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해안선을 따라 바래길을 조성해 놓았다. 최근 남해를 찾는 사람들이 바래길을 걸으며 몸과 마음을 치유하며 즐기고 있다. 이 길은 2010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탐방로’, 같은 해 행정안전부의 ‘찾아가고 싶은 명품 녹색길’에 선정된 데 이어, 환경부가 실시한 ‘생태관광지정제 시범지역’으로 전국 5곳 중의 하나로 결정되기도 했다.

‘바래’는 바닷물이 빠진 갯벌이나 바위틈에서 패류, 해초류 등을 채취하는 일로 남해 사람들이 사용하는 정겨운 토속어이다. 즉 ‘남해 바래길’은 우리네 어머니들이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여기고, 가족의 생계를 위해 호미를 들고 갯벌(밭)로 나가 먹거리를 담아 오던 길을 일컫는다.

2010년 첫 문을 연 남해바래길이 2020년 개통 10주년을 맞아 새롭게 리모델링 된 ‘남해바래길2.0’은 총 240㎞로 본선 16개 코스와 지선 3개 코스, 관광테마 지선 1개 코스로 중장거리 걷기 여행길로 확장됐으며, 길 로고, 안내 체계, 운영시스템까지 고도화됐다.

본선 코스는 섬 전체를 연결하는 순환형 종주길로 11개 코스가 남해안 전체를 잇는 ‘남파랑길’ 90개 코스 중 36~46코스와 노선이 일치된다. 지선 코스는 코스별로 원점회귀가 가능한 단거리 순환형 걷기 여행길로 자가용 이용이 편하게 구성됐다.

바래길 구간 중 미국 CNN 선정 ‘한국에서 가 봐야 할 아름다운 50곳’에 선정된 ‘제11코스 다랭이 지겟길’은 단연 으뜸 코스로 꼽힌다. 다랭이 지겟길은 가천 다랭이마을을 중심으로 남해의 수려한 자연경관과 더불어 척박한 생활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지겟길을 통해 우리 선조들의 억척스러운 삶을 느낄 수 있다.

말발굽길은 고려 때부터 군마를 기르던 지역으로 현재 유적 등은 많이 남아 있지 않지만, 말발굽 모양의 지형과 적량성터를 통해 조상들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이순신 호국길은 역사교육의 산 현장으로 가족 단위 방문객의 관심이 집중되는 곳이다.

바래길은 ‘명품 걷는 길’이라는 인지도가 높아감에 따라 전국의 도보 여행객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으며, 지금도 상춘객들의 끊임없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경남일보는 ‘2022년 남해 방문의 해’를 맞아 남해 섬 주민들의 삶의 애환이 담겨 있는 이 길을 널리 알리고자 남해바래길 탐방팀을 구성, 본선 16개 코스를 지난 4월 7일부터 격주로 탐방하며 탐방기를 게재, 지난달 28일 16개 코스를 완주했다.

한편 남해관광문화재단에서는 ‘코리아둘레길 쉼터 및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남파랑길 길 해설사를 지원한다. 남파랑길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2016년부터 추진한 한반도 외곽을 걷기 여행하도록 설계된 코리아둘레길 4500㎞의 남해안길 1470㎞를 지칭하는 공식 길 이름이다.

남해안 동쪽 끝인 부산 오륙도해맞이공원을 시작으로 서쪽 끝인 전남 해남 땅끝마을까지 23개 기초지자체를 경유하며 90개 코스를 이루는 국가탐방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