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임의 디카시 행진 89] 달(신새롬 대학생)

2022-11-10     경남일보


저 멀리 떠 있는 달, 내가 가둬버렸네

자유롭게 떠다니다 갇혀버렸으니 얼마나 답답할까

나 스스로 가둘 줄밖에 몰라 풀어줄 수 없구나

-신새롬(두원공대)



햐, 달이 꼼짝없이 갇혔다. ‘꼼짝없이’라는 말은 이태원 참사를 자동기술적으로 상기하게 한다. 저 검은 전선 줄에 갇힌 게 사람이 아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이 창작자처럼 일반적인 사람들은 ‘자유롭게 떠다니다 갇혀버렸으니 얼마나 답답할까’라고 하기 마련이다. 그곳 축제에 간 젊은이들의 선택적 결과였다고 비틀어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서구 문화인 핼러윈 축제에 열광하는 일이 마뜩잖다고 하는 이들이 있다. 관광객 유치가 지자체 기관의 주요 일이 된 시대에 단체나 관이 주도하지 않아도 수십만 명이 모이는 축제라니, 이만큼 경제에 도움이 되는 일이 또 있겠는가. 젊은이들이 핼러윈 데이처럼 열광할 수 있는 우리 전통 놀이를 만들어 주지 못한 점을 반성해야 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더욱 참담한 일은 ‘나 스스로 가둘 줄밖에 몰라 풀어줄 수 없구나’라는 식의 자기반성은커녕 책임지지 않으려는 정치인들의 허접한 언행들만 난무하는 무지막지한 현실이다. 시인·두원공대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