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강홍의 경일시단]한바탕 새벽녘(이영)

2022-11-20     경남일보

 





잠 속에 나타난 쥐 한 마리

왜 나에게 왔는지요

내 꿈을 갉아먹다가

딱 들켰어요

각목 하나 들고 따라가는데

구멍 속으로 쏙 들어가 버렸어요



내 골다골증 어떻게 알았을까요

오늘은 기어이 내 몸의 구멍을 막아야겠습니다



드디어 쥐구멍을 막았습니다

오늘 나는

칼슘 한 알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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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보다는 해몽이 좋아야 한다.

악몽을 꾸고도 길몽으로 해석하고 긍정으로 생각하는 게 무조건 이득이다.

오래 살아본 사람들의 공통된 지혜다.

꿈을 왜 꾸게 되는지는 과학의 답도 시원찮다.

그냥 재채기하듯 가끔 생리적인 현상으로 생각하면 된다.

대체로 엉뚱하지만 가끔은 섬뜩하게 현실하고 닮을 때도 있다.

잠재의식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구체적인 것도 있고 뭔가 예시 같기도 해 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 일상을 기대와 조바심으로 지내는 경우도 허다하다.

나약한 인간의 한계치에서 염려는 어쩔 수 없다.

누구도 한 생을 자신 있게만 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예민하여 주술사를 찾거나 풀이를 구할 일은 아니다.

꿈은 그냥 꿈일 뿐이다.



꿈 한 자락을 재미있게 시(詩)화했다.

가벼운 웃음으로 읽으면서 주술 같은 마지막 연에 주목한다.

스스로 해법을 제시하고 해학 같이 마무리했다.

결과는 늘 과정의 귀결이다.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서 사안의 본질은 달라진다.

문득 긍정의 지혜를 읽게 된다.

경남시인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