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곤 ‘안으로 향하는 창’, 남가람박물관서 개인전

29일부터 12월 4일까지 조명·공간연출 소재 26점 작품 전시

2022-11-27     백지영
현대 미술 작가 박현곤이 진주시 내동면 남가람박물관에서 개인전 Inside Ⅴ ‘안으로 향하는 窓(창)’을 개최한다. 오랜만에 고향 진주에서 선보이는 전시로, 오는 29일부터 12월 4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명과 공간 연출이라는 소재를 활용한 26점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박 작가는 전시에서 창 너머 또 다른 공간을 연출해 현대인의 내면에 자리 잡고 있는 외로움·소외·쓸쓸함을 분위기로 나타내면서 동시에 다른 공간에 대한 호기심을 다룬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다양한 일상의 소품들이 배치된 깊이 있는 공간과 현대인들이 가진 다양한 욕구를 반영한 연출된 공간 등 두 가지 공간을 구현하는 작업에 나섰다. 두 공간 모두 일반적인 회화 재료를 이용해 2차원적 평면으로 제작하는 대신, LED나 반사 유리 등 다양한 장치·소품을 사용해 3차원적 공간으로 구현하는 방식을 썼다. 이렇게 만들어진 인위적인 공간이 자아내는 환영을 관람자들이 경험하도록 했다.

식탁 위에 차려진 각종 식기, 책상 위의 흐트러진 책들, 텅 빈 방에 홀로 켜진 조명 등은 작가의 감성으로 바라본 현대인의 내면적 욕구를 표현하기 위해 연출됐다. 넘쳐나는 물질문명과 자본주의적 소비 욕구, 물질의 풍족함 속에서 겪는 상대적 결핍과 소외, 상실감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장치다. 작가의 의도가 담긴 연출된 공간들은 허구의 공간인 ‘환영’이며, 그 공간이 담은 분위기는 관람자가 형성한 ‘상상’이다.

전시에서는 현대미술, 특히 설치 미술에서 중요한 요소인 ‘관람자와의 소통’을 끌어내기 위한 작가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반사 유리를 활용한 깊이 있는 공간을 통해 관람자가 머리나 허리를 숙이고 ‘들여다보는’ 행위를 유도해 작품의 일부가 되도록 했다.

허락되지 않은 공간을 들여다보고 싶은 욕구는 작가가 이전 작업에서 꾸준히 보여줘 온 각종 사물에 깃든 현대인의 감성·욕구와도 일견 맞닿는다.

박 작가는 “다른 공간 들여다보기를 통해 관람자들이 맞닥뜨리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관람자 자기 내면”이라며 “프레임 너머의 아웃사이드(outside·외부)는 바로 나 자신의 인사이드(inside·내부)라는 역설적인 관계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현곤은 진주 출생으로 경상국립대에서 서양화,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설치미술을 전공한 작가로 모교인 경상국립대에서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현대미술 작가로서 진주라는 지역성을 반영한 실험적 작업을 꾸준히 해왔으며, 최근 국내 다양한 국제아트페어에서 대중의 관심을 끈 바 있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