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푸른 하늘을 만드는 세 단어 ‘지금, 여기서, 나부터’

홍동곤 (낙동강유역환경청장)

2022-11-28     경남일보
‘푸르다’는 생명력이 넘치는 단어다. ‘푸르다’라는 단어를 떠올린 것은 최근 푸른 하늘을 부쩍 자주 볼 수 있어서다.

푸른 하늘이 잦아진 것은 최근 미세먼지 농도가 줄었기 때문이다. 3차 계절관리제 기간(2021.12~2022.3)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평균 19.0㎍/㎥으로 최근 3년 같은 기간 대비 2.0㎍/㎥ 감소했고, 미세먼지 ‘좋음’일수도 51일로 10일 증가했다. 이런 푸른 하늘은 계절관리제를 비롯한 미세먼지 줄이기 정책과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경제적 활동의 감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푸른 하늘은 언제든지 잿빛 하늘로 바뀔 수 있다. 잿빛 하늘은 주로 겨울철(12월~3월)에 찾아오는 불청객이다. 겨울철은 고기압으로 대기가 정체되고 서풍 계열의 바람이 자주 불기 때문이다. 실제 부·울·경 지역의 지난해 겨울철 초미세먼지 평균농도 19.0㎍/㎥는 연평균농도 15㎍/㎥ 보다 26% 이상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심각한 것은 이러한 미세먼지가 불청객에 그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초미세먼지는 폐뿐만 아니라 혈관, 뇌까지 침투해 조기 사망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겨울은 미세먼지에 더욱 취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이후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 사회적 경제적 활동이 늘어나고, 지구가 예상보다 더 빨리, 더 뜨거워지는 기후변화로 한반도에서 대기정체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올해 12월부터 내년 3월까지 미세먼지 발생 저감을 위해 ‘제4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강도 높게 추진하는 배경이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제4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통해 부문별로 미세먼지 발생을 적극 줄여나갈 계획이다. 산업 부문에서는 기술지원 등을 통해 사업장의 자발적 감축을 확대하고 이동차량, 드론과 같은 첨단장비를 활용해 사업장을 집중감시 한다. 수송 부문에서는 올해 12월부터 부산지역 5등급 차량 운행제한을 도입하고 매연저감장치 부착이나 사업장의 노후 건설기계 사용 제한 여부를 집중점검 한다.

“지구는 푸르다.” 인류 최초의 우주인 유리 가가린은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의 모습을 이렇게 표현했다. 하지만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기후위기로 인해 뜨거워진 지구가 점점 붉게 변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푸른 하늘을 만드는 씨줄이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라면 날줄은 ‘국민 실천’이다. 국민 모두 ‘미세먼지 피해자이자 해결사’라는 마음으로 익숙해진 생활을 하나둘 바꿔 갈 때 하늘은 더욱 푸르러질 수 있다. 대중교통 이용과 같은 푸른 하늘을 지키기 위한 작은 실천을 ‘지금, 여기서, 나부터’ 시작하자. 결국 푸른 하늘을 만드는 세 단어는 ‘지금, 여기서, 나부터’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