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매연’ 흡입…경남 학교급식 노동자 17명 ‘폐암 의심’

도교육청, 폐암 검진 86% 진행...546명 ‘경계선·양성 결절’ 소견 일반인 여성보다 의심소견 35배...‘조리흄’ 산재 원인 인정 늘 듯

2022-12-08     김성찬
경남지역 학교 급식실 노동자를 대상으로 건강검진을 90% 가까이 진행한 결과 총 17명에게서 폐암이 의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경남도교육청이 제공한 ‘학교급식노동자 폐암 건강검진 중간 결과(7일 기준)’에 따르면 총 점검대상자 3405명 중 2921명(86%)이 검진을 받았다.

이 중 17명이 ‘폐암 의심’과 ‘매우 의심자’로 조사됐고, 나머지 546명의 급식 노동자가 ‘경계선 결절’과 ‘양성 결절’ 소견을 각각 받았다.

이처럼 현재까지 검진 완료자 중 19.27%에 해당하는 563명에서 이상소견이 나오자 교육당국도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박종훈 도교육감은 이날 오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함영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사무총장 등과 함께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아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장에게 ‘학교 급식노동자 폐암 진단 관련 정책제안서’를 직접 전달했다.

최근 학교 급식 노동자들이 10명 중 3명 꼴로 폐 결절이나 폐암 의심 등 폐 이상 소견을 보였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교육부가 지난달 15일 기준 중간 집계한 결과를 보면 건강검진을 받은 학교 급식 종사자 1만 8545명 중 1.01%인 187명이 폐암이 의심되거나 매우 의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1%는 일반인 여성(35세 이상 65세 미만·2019년 국가암등록통계 기준)의 폐암 발병률인 0.0288%보다 약 35배나 높은 수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검사자 10명 중 3명(4706명·28.78%)은 양성·경계선 결절이 있거나 폐암이 의심되는 이상소견을 보였다.

상황이 이렇자 전국 시도교육청은 지난해 2월 학교 급식실 노동자가 폐암을 산재로 최초 인정받은 후부터 급식실 노동자를 대상으로 저선량 폐 CT 촬영을 포함한 폐암 건강검진 전수 조사를 하고 있다.

교육당국은 내년 2월 28일까지 검사를 모두 완료할 예정이다.

급식노동자들의 폐암 발병 문제는 지난해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음식을 튀기고 볶을 때 나오는 발암물질인 ‘조리흄’(cooking fumes)에 장시간 노출되는 것이 폐암 발병 원인인 것으로 인정받아 산재 인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김성찬기자 kims@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