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한 해

이수기 (논설위원)

2022-12-20     경남일보
그 어느 해보다 혼돈과 격동의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계묘년(癸卯年) 새해를 10여일 앞둔 임인년(壬寅年)은 하루도 편안한 날이 없을 정도로 다사다난한 해로 기억될 것 같다. 경제사정으로 송구영신 분위기도 사라지고 있다. 과이불개(過而不改) 사자성어 같이 이태원 참사 등 대재앙까지 닥쳐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세상에서 살았다.

▶3년째를 맞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위드코로나 이후 접촉이 늘면서 감염자의 증가 속에 실내마스크 논란이 일고 있다. 그렇다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다시 강화할 수도 없다. 다시 강화하면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의 눈물과 반발도 클 것이다.

▶정치, 경제, 사회, 국제관계, 대북문제 등 어느 것 하나 시원하게 마무리 된 것도 없다. 혼란, 혼동, 내 탓보다는 네 탓만으로 꼬이고 뒤틀어져 시작과 끝을 찾기조차 할 수 없다. 보수, 진보 논쟁을 넘은 갈등으로 치닫고 있다. 대선이 끝난 7개월째도 대선 정국을 벗어나지 못해 급기야 불복 논쟁으로 불안케 하고 있다.

▶속고 속이고, 밀고 밀리고. 배반 배신의 정치 세력들로 인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한 해가 됐다. 다시는 ‘청천벽력’ 같은 인재로 생명과 재산 피해가 나지 않아야 한다. 좋은 일은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나쁘고, 부족하고, 서운하고 아쉬웠던 일은 훌훌 털어 내고, 새해는 희망과 기대를 갖고 다시 뛰어보자.
 
이수기·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