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랑 온정에 구세군 자선냄비 ‘뜨끈’

코로나19에도 중단 없이 활동  경기침체 불구 모금액 늘어

2022-12-22     임명진

22일 낮 12시부터 진주의 주요 번화가인 중앙시장과 롯데시네마 등 2곳에서 구세군의 상징인 빨간색 자선냄비가 설치되고 딸그랑 거리는 종소리가 울러 펴졌다.


코로나19와 경기 침체의 여파로 모금이 쉽지 않을 듯하지만 매년 12월이 되면 찾아오는 자선냄비를 향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은 꾸준히 이어졌다. 


대학생 김 모(21)씨는 “어렸을 적에는 연말이면 거리에 캐럴이 울리고 시끌벅적한게 좋았는데 지금은 그런 광경을 보기 힘들어 아쉽다”면서 “마침 거리를 지나다 자선냄비를 보니 반갑기도 하고, 소액이지만 돕고 싶어 모금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카드와 스마트폰 페이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현금을 소지하는 이들이 줄고 있는 요즘 온라인 모금, QR코드 후원 등 다양한 모금 방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아직은 자선냄비에 현금으로 기부하는 비중이 가장 많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매년 모금액이 줄지 않고 꾸준히 늘어 관계자들조차도 놀라워 할 정도다.


구세군 진주교회와 서진주교회는 코로나19에도 자선냄비 봉사활동을 중단한 적이 없다. 매년 모금 목표액도 정하지 않았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정성을 수치로 정할 수 없다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김일동 구세군진주교회 사관은 “코로나19에도 우리 주변에 온정의 손길을 나누려는 시민들이 참 많다는 점을 새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어린 자녀를 동반한 부모들이 교육을 위해 자선냄비를 찾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이 고사리 손으로 천 원짜리 지폐를 자선냄비에 넣는 장면은 구세군 자선냄비의 상징처럼 다가온다.  


학부모 이모(40)씨는 “초등학생 자녀들이 어려운 이웃을 돕고, 나중에 배려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일부러 함께 현장을 찾았다”고 했다.


진주지역의 자선냄비는 지난 10일부터 시작해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까지 2주간 모금활동을 벌인다. 이제 마감을 불과 2일 남겨둔 상황에서 전년도 모금액 1000여 만원을 무난하게 초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자선냄비 봉사활동은 교인들이 주축이지만 일반인들의 봉사신청도 매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다른 사람을 돕는 정겨운 모습에 지나던 시민들도 “수고한다”는 격려의 말과 음료수를 건네며 응원을 보내고 있다.


김 사관은 “시민 분들이 거리에서 그냥 지나치지 않고 사랑의 종소리에 귀 기울이고 동참해 주시니 너무 감사하다”면서 “작은 정성이지만 연말에 어려운 이웃을 한 번 더 되돌아보는,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그런 역할을 자선냄비가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각 지역에서 구세군 자선냄비를 통해 모금된 성금은 구세군 본부에서 취합해 전국의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