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천(千)의 얼굴 카멜레온 정치인

이수기·논설위원

2023-01-10     경남일보
정치인 중에는 천(千)의 얼굴을 가진 카멜레온이 너무 많다는 말을 한다. 어느 사회나 상황에 따라 변화무쌍한 사람을 가리켜 부르는 카멜레온, 천의 얼굴을 가졌다는 평은 그다지 좋은 평가는 아니다. 비꼬는 표현을 하거나 수시로 천방지축 날뛰는 정치인과 인간이라는 혹평을 할 때 사용하는 말이다. 특히 대선, 총선을 앞두고 천의 얼굴을 가진 카멜레온 지식인들과 정치인의 변신, 변절에 대한 비판적인 말로 잘 사용된다.

▶일제시대에는 친일파로, 광복 이후는 새로 수립된 정부의 중심부를 차지했다. 5·16 군사 쿠데타 이후는 권력 중심부 가까이에서 활동하는 등 권력이 바뀔 때마다 계속 변신, 권력층 주변을 맴돈 정치철새 인사들이 출세를 했다.

▶한국에서 정치를 하려면 ‘눈치 정치’를 잘 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 몸 색깔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변신 능력, 즉 ‘카멜레온 정치’를 잘해야 살아남는다 한다.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란 이중 잣대야말로 카멜레온 사고라 할 수 있다

▶내년 4월 10일 22대 총선을 앞두고 천의 얼굴을 가진 카멜레온처럼 변신을 자유자재로 하는 인사들이 많아진 것은 큰 비극이다. 사회정의란 무엇이며 진리란 과연 믿을 수 있는가에 의문을 갖게 한다. 정치인과 지식인들이 변화무쌍한 연극배우 같은 카멜레온의 변신보다는 그야말로 금강(金剛) 같은 지조를 가진 인사가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이수기·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