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 이중적 태도

2023-01-15     김순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불법 후원금과 관련한 제3자 뇌물 수수 혐의로 최근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다. 소환에는 소속 국회의원 41명이 동행했다. 개인 비리 혐의로 검찰에 출두하는데 국회의원 40여 명이 따라간 것은 이례적이다. 내년 공천을 앞두고 외면할 순 없었겠지만 모양새는 좋지 않았다.

▶소환 조사 후 이 대표는 “정치검찰이 파놓은 함정, 정적 제거, 정치보복”이라며 “주권자를 위한 성실한 노력을 범죄로 둔갑시키려는 검찰의 폭력적인 왜곡과 조작 시도에 앞으로도 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법꾸라지 한마리가 대한민국 정치 전체를 흐리고 있다”며 연일 이 대표에 대해 맹공을 펼치고 있다.

▶검찰은 조만간 체포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지 모른다. 체포동의안이 제출돼도 노웅래 의원의 사례처럼 169석의 민주당은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또 다시 방탄 국회란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된다. 불체포특권은 과거 군사정권이 정치권을 억압하던 시절, 의원들의 정당한 의정 활동 보호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그래서 여야 모두 불체포특권 폐지를 공언해왔다.

▶이 대표도 불체포특권 폐지를 주장해왔다. 하지만 지금은 검찰이 적법하게 권한을 행사하지 않는다며 달라진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박근혜 정부때 미르K스포츠재단과 관련한 제3자 뇌물 혐의 사건이 불거졌을 때 이 대표는 검찰의 강력한 수사를 촉구했다. 검찰은 현재 성남FC 사건이 그때와 별반 달라보이지 않는다며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렸다는 이중적 태도가 맞는지 궁금하다.
 
김순철 창원총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