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 난방비 폭탄

한중기 논설위원

2023-01-25     경남일보
달콤한 설날 연휴가 끝나자마자 혹독한 ‘냉동고 추위’와의 전쟁이 벌어졌다. 5000미터 상공의 영하 40도가 넘는 찬 공기가 북서풍을 타고 한반도로 유입되면서 올겨울 최강 추위가 급습해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타 지역에 비해 추위가 비교적 덜한 경남지역도 예외가 아니어서 이번 한파의 맹위를 실감나게 했다.

▶추위와의 전쟁은 인류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다. 정온동물인 인류는 자체적인 열량으로 추위에 저항할 수 있지만, 장기간 추위에 노출되면 저체온증으로 생명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생존을 위해 인류는 불의 사용법을 일찍이 터득했고, 그로부터 난방의 역사가 시작됐다. 난방은 식량만큼 중요한 생활의 필수과제다.

▶일상복귀와 함께 찾아온 최강 한파 속에 가정마다 안겨진 ‘난방비 폭탄’으로 전국이 아우성이다. 이번 달 난방비가 부과되면서 온라인은 난방비 성토장으로 변했다. ‘10만 원대 중반이던 아파트 난방비가 두 배나 오른 30만원이나 나왔다’며 곳곳에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문제는 난방유와 가스·전기요금이 더 오른다니 걱정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액화천연가스, LNG가격이 폭등했다는 사실은 익히 아는 바지만, 정부의 속수무책에 국민들은 뿔이 났다. 설 차례상에 오른 것 중 값이 안 오른 게 없었으니 당연한 일이다. 정치권의 ‘네탓’ 공방은 갈수록 가관이고, ‘하반기에는 3%대 물가를 보일 것’이라 추경호 부총리의 발언은 당장의 ‘난방비 폭탄’에 떨고있는 서민들에게는 ‘희망고문’이다.
 
한중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