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숙 화가 맛산에서 제15회 개인전, 750호 대작 선보여

잠들어 있는 사물에 트위스트 어테치먼트 기법으로 새 생명 잉태

2023-01-25     이은수

평면과 입체의 만남, 그리고 빛의 반사(reflection)와 굴절속에 다차원으로 진화하는 트위스트 어테치먼트 기법으로 추상화의 새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정현숙 화가(창동예술촌 입주작가)의 15번째 개인전이 지난 17일부터 창원시 마산합포구 가포동에 위치한 맛산(MASSAN) 갤러리에서 개최되고 있다.

‘사랑의 아련한 추억(Nostalgia of A Love)’을 모티브로 한 이번 전시회는 잠들어 있는 사물에 트위스트 어테치먼트 기법(Twist Attachment Technic)으로 호흡을 불어 넣어 강렬한 새 생명을 추구한다.

특히 포스트 모더니즘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추상화 분야에서 새롭게 개발한 장르인 트위스트 어테치먼트 기법을 활용, 950호 가량의 대작을 선 보였다.

꼬우는 횟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빛의 반사(reflection)와 굴절(refraction)이 예각으로 됨으로써 캔버스 공간위에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욕망은 심하게 함축돼 표현된다. 꼬우는 횟수가 적으면 적을수록 빛의 반사(reflection)와 굴절(refraction)은 둔각으로 됨으로써 완만해 캔버스 공간위에 평활하게 펼쳐져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욕망은 평범한 일상처럼 드러난다.

어린 시절 앞 마당 옆에 그늘을 만들어 준 커다란 감나무 아래에 새끼줄로 꼬아서 만든 동그란 멍석 위에서 소꿉놀이도 하고, 떨어진 노오란 감꽃으로 목걸이도 만들고 왕관도 만들어 공주 놀이도 했던 추억들이 자신의 작품 밑바탕에 그려져 있다. 그리고 지금은 먼 나라에 가셔서 엄마를 불러도 다시 볼 수 없는 어머님에 대한 그리움과 슬픔들이 고스란히 작가의 작품 바탕에 4층, 5층 구조로 그려져 있다.

꼬아서 붙이는 행위(Twist Attachment Action)는 토톨로지, 즉 반복을 통한 행위가 정신적 외상을 치유하고 작품의 정신세계 면에서 지극히 개인적인 담론을 서술, 사회적 존재자로 작가 자신의 상실감과 노스탈지아를 만들기 위한 새로운 방법론을 추구했다.

루치오펀타나는 날카로운 칼자국으로 생겨난 입체적 공간은 본질과 형식에 있어서의 변화라는 점이라고 강조했으며, 폰타나는 평면위에 구멍을 뚫고 칼로 베어내는 행위를 통해 전통적인 회화의 형식에 구애되었던 것에서 벗어나면서 그 이상의 공간성을 창조해 모두의 소망과 희망을 담아낼 수 있길 기원하는 작가의 바람을 담았다.

정 작가는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새벽 4시까지 혹은 밤샘을 여러 번 하게 되었다. 밤새 트위스트 어테치먼트(꼬아서 붙이는 과정)를 하면서 캔버스라는 것은 사물이고 생명이 잠들어 있었지만, 꼬아서 붙이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이런 과정들이 작품에 호흡을 불어 넣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새로운 생명을 잉태해 작품화됐다”는 것도 알게됐다.

정현숙 작가는 “트위스트 어테치먼트의 가장 특이 점은 꼬우는 횟수와 빛의 반사(Reflection)와 굴절(Refraction), 그리고 공간으로 투영(Projecion)되는 작품의 변화성이다”며 “꼬우는 횟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작가의 빛의 반사와 굴절은예각으로 여러 방향으로 투영되게 됨으로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감정은 더욱 함축되게 돼, 살아있는 작품으로 승화되게 된다. 이렇게 생겨난 밝고 어두움 그 자체는 인생에 있어서 희노애락을 생명력 넘치게 표현하게 된다”고 말해 앞으로의 작품세계의 영역 확대가 주목된다.

이번 전시회는 1월 31일까지 계속된다. 정현숙 작가는 2019년 1월부터 지난 4년간 경남창작미술협회 회장을 맡았으며,

창원대학교 미술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고, 현재 사단법인 창동예술촌 행정· 소통 부대표를 맡고있다.

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