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임의 디카시 행진 100] 자유 (홍관희 시인)

2023-01-26     경남일보
자유
 
창공을 나는 새는

날개 위에

아무것도 쌓지 않는다



자유롭고 싶거든

너무 쌓지 말자

-홍관희 시인, ‘자유’



‘돈은 쌓아두면 구린내가 나지만 흩어버리면 거름이 되어 꽃도 피우고 열매도 맺는다.’ 1963년 19살에 한약방을 열어 2022년 5월 문을 닫기까지 일생 번 돈을 진주 사회에 기부한 김장하 어른의 말이다. ‘어른 김장하’ 다큐를 통해서 더 자세히 알게 된 그분의 ‘줬으면 그만이지’라는 나눔 철학은 큰 충격으로 다가올 만큼 울림이 컸다. 우리 사회의 갈등 지수는 멕시코, 이스라엘에 이어 세계 3위이다. 가진 자와, 더 가지려는 자 사이에 생긴 욕망이 그렇고, 이들과 갖지 못한 이들 사이에서 자란 계층적 갈등 지수가 그렇다. 이러한 때에 우리 사회에 진정한 어른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충격적이며 위로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창공을 나는 새가 가진 자유만을 부러워할 것이 아니라, 시인의 말처럼 ‘쌓지’ 않는 것이다. 다 똥이 되는 것 아닌가. 시인·두원공대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