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 국민연금

정영효 논설위원

2023-01-29     경남일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지금 국민연금이 처해 있는 상황이 딱 그 꼴이다. 수년 전부터 국민연금 기금이 고갈될 것이 예고됐음에도 해결책을 찾지 않고 방치한 탓이다.

▶국민연금이 개혁 없이 현행 제도대로 유지될 경우 2041년부터 수지 적자가 발생해 2055년엔 기금이 바닥날 것으로 전망됐다. 생산연령인구 감소로 보험료를 낼 사람은 줄어드는 반면 고령화로 수급자 수는 급격히 늘어나기 때문이다. 2041년부터 지출이 총수입보다 커지면서 기금이 급속히 감소해 2055년에 소진될 수 밖에 없다는 것.

▶이는 국민연금 재정추계전문위원회가 지난 27일 국민연금의 제도 유지를 전제로 향후 70년의 재정수지를 추계해 발표한 시험 계산 결과다. 결과에 따르면 국민연금 고갈을 막으려면 현행 9%인 보험료율을 2025년 17.86%로 인상해야 한다고 했다. 2년 후에 국민연금 가입자가 보험료를 2배 가량 더 내야 된다. 국민적 거센 반발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국민연금은 지속적으로 유지돼야 한다. 그래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국민연금 개혁이 요구됐다. 하지만 ‘소 귀에 경 읽기’였다. 국가와 국민의 미래 보다는 권력 유지를 우선시 했던 역대 정권들의 권력욕이 빚어낸 참사다. 국민연금 개혁을 더 이상 방치되면 ‘가래’로도 막을 수 없게 된다. 이번에도 개혁의 ‘골든 타임’을 놓치는 우를 범해선 안된다.
 
정영효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