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마스크 해제 첫 날…체감은 미지근

대중교통 대합실·대형마트 “날씨 추워서…습관돼서…” 학교·학원 교육 현장서도 “엄마가 꼭 쓰고 있으래요”

2023-01-30     김성찬
30일

 

대중교통, 병원 등 일부 시설을 제외하고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진 첫 날인 30일, 경남지역은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당시처럼 큰 변화는 없었다.

지난 3년 간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매우 익숙해진 탓도 있지만 최근 계속된 영하의 날씨가 영향을 주면서 마스크가 보온효과도 톡톡히 하기 때문이다.

30일부터 버스 등 대중교통 탑승시를 제외하고 관련 시설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권고로 전환됐지만 KTX 진주역 대합실을 비롯해 진주시외버스터미널, 진주고속버스터미널 대합실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은 소수에 불과했다.

시내버스 정류장도 마스크를 벗은 사람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승객 김모(45) 씨는 “버스에 타면 다시 써야 하는 데 썼다 벗었다 하면 마스크만 오염된다”며 “날씨도 차고 하니 그냥 쓰고 있다”고 말했다.

도내 대형마트와 영화관 등에서도 대부분의 쇼핑객과 관람객들도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쇼핑과 관련 시설을 즐기고 있었다.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때도 시민들은 마스크를 벗지 않고 있었고 드문드문 가족 단위별로 마스크를 쓰지 않는 시민들이 눈에 띄기도 했다.

또한 관공서나 회사, 은행, 백화점, 병원 등에서도 종전처럼 마스크를 착용한 채 근무하거나 시설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일선 교육현장 역시 마스크는 여전히 ‘필수 아이템’이었다.

더군다나 추운 날씨에 독감유행 시기까지 겹친 터라 학부모들의 아이들 마스크 챙기기는 종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해제가 시작된 첫날 창원 성산구의 한 초등학교 1학년 교실.

교실에 모인 10명 남짓 아이들 중에 마스크를 벗은 아이는 두 세명에 불과했다. 이 아이들 조차도 마스크를 목이나 턱에 걸어 놓거나 책상 위에 두고 수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교실에서도 마스크를 벗지 않는 아이들에게 그 이유를 물었더니 “습관이 돼서” “계속 쓰고 있는게 편해서” “엄마가 꼭 쓰고 있으라고 해서”라는 답들이 돌아왔다.

이 학교 4학년의 한 학생은 “학교 마치고 영어학원 수업들으러 가야하는데 학원에서 마스크 쓰고 오라고 했어요. 어차피 학원 버스 탈 때도 써야한다고 엄마가 얘기해서 오늘 계속 쓰고 있으려고요. 친구들도 다들 쓰고 다닐 거래요”라고 말했다.

이처럼 정부 방침대로 학생들은 30일부터 학교 교실, 학원 강의실에서 약 3년 만에 ‘노 마스크’로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됐지만 학교나 학원 버스, 행사·체험 활동 등을 위한 단체 버스를 이용할 때에는 실내 마스크는 여전히 의무다.

학교의 경우 음악실에서 합창 수업할 때, 실내 입학식·졸업식 행사에서 애국가·교가 등을 제창해야 할 때, 실내 체육관에서 단체 응원할 때 실내 마스크 착용이 적극적인 권고 사항인 만큼 학생들의 마스크 휴대는 여전히 필수에 가까운 실정이다.

창원 성산구의 한 유치원 교사는 “말하기나 노래부르기 같은 집합교육에서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기 때문에 실내교육이라 하더라고 아이들은 거의 마스크를 쓰고 있다”면서 “더군다나 요즘이 아이들 독감 유행시기여서 부모들조차 마스크를 꼭 쓰게 해달라고 부탁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학원가 역시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창원 의창구에서 영어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한 원장은 한동안은 마스크 착용을 ‘의무’로 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영어학원 특성상 말하기 위주의 수업이 많은데 마스크를 벗는다는 것은 조금 위험한 발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아이들도 학원버스에서는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대부분 실내외를 떠나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진주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한 원장도 “오전에 학부모님들에게 학원 내에서는 계속해서 마스크 착용을 할 것이라고 공지사항을 보냈다”며 “마스크 착용을 하면서도 음식물 섭취나 물을 마실 때는 실내에서 가능하게 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도내 한 어린이집은 교직원의 마스크 착용은 본인 의사에 따라 진행하고 원아의 경우 학부모가 원하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생활을 지도하도록 했다.

김성찬·박성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