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함양 산양삼

정재모 논설위원

2023-02-16     경남일보
‘불로초’는 먹으면 늙지 않는다는 선경의 풀. 중국 고대 진시황이 서복(徐福)더러 구해오도록 했다던, 신령스러운 약의 대명사처럼 인식되고 있다. 그 서복이 동남동녀 3000명을 거느리고 제주도에서 불로초를 찾으려 한 것으로 흔히들 알지만 함양 고을도 많이 더텄다는 전설이 풍성하게 전해온다. 먼 옛날부터 이곳 지리산 속에 좋은 약초가 많았다는 얘기다.

▶아닌 게 아니라 함양의 산양삼은 현대에 와서도 널리 이름난 약초다. 함양은 소백산 기슭의 풍기, 충청도 금산 지방 못지않은 고려인삼 생산지로 알려진 고장이었다. 뿐만 아니라 고려인삼 이전에도 산삼이 많이 났던 곳이라 한다. 그 전통의 바탕 위에서 산양삼이 지역의 명물로 맥을 잇게 된 것이리라.

▶이제 잘 알려진 바지만 함양 산양삼은 함양군내에서 차광막 같은 인공시설 없이 생산한 인삼이다. 산 속에 산삼 씨앗을 뿌리거나 어린 산삼을 옮겨 심어 야생 상태와 다름없이 자라게 한다는 것. 민간에 명맥을 이어오던 산양삼 재배는 지난 2000년을 전후해 산업화하기 시작해 유명 브랜드화의 길을 걷고 있는 중이다.

▶인체 면역력을 키운다는 사포닌 성분이 인삼보다 10배, 홍삼보다도 4~5배나 많다는 함양 산양삼이다. 이 함양 산양삼이 비알콜성 지방간 억제에 뛰어난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국립산림과학원과 안동대학교 연구팀이 공동 수행한 연구에서 함양 산양삼 추출물 농도가 짙어짐에 따라 지방 축적량이 감소하는 게 확인됐다는 것. 이미 면역력 향상에 좋은 걸로 알려진 함양 산양삼 인기가 더욱 치솟게 된 소식이라 눈길이 간다.
 
정재모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