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도립 남해대학에서 있었던 일

2023-02-16     경남일보
경남도립 남해대학이 교직원 복무 부실과 직무 위반 등과 관련하여 공식 사과를 했다. 일부 학생이 성적 오류와 교수의 부실 수업 같은 문제로 학교측에 내용증명을 보낸 것과 관련해서다. 학교 측은 공식 사과에 이어 관련 사안에 대한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남해대학은 최근 학교 홈페이지에 올린 조현명 총장 명의의 공식 사과문에서 ‘공정하고 정확하게 지켜야 하는 수업(원격강의 포함) 및 성적 처리과정, 그리고 일부 교직원들이 복무 및 직무와 관련하여 규칙과 학칙을 심각하게 위반한 사항들이 있었다’고 시인하며 사과했다. 아울러 ‘그동안 (학생들이)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했으나 즉각적인 시정조치를 하지 않아 불편을 드린 점에 대해서도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처럼 이례적인 사과가 나올 정도로 이 학교에 무슨 일이 있었던가.

졸업생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학교 수업이 부실해 수차례 이의를 제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한 교수는 몸이 안 좋다는 이유로 2학기 개강 이후 10주 정도 수업을 하지 않다가 11월 들어 갑자기 하루 10시간씩 집중 강의를 한 사례도 있다고 한다. 중간고사 시기도 지나서야 몰아서 강의를 한 것이다. 그 교수는 매주 일요일 올리는 동영상 강의도 1주일이 지난 뒤에 올리는 일이 잦고, 문제 풀이가 틀리거나 음성녹음에 오류가 있는 동영상을 2~3년 계속 사용하기도 했다. 학교도 잘 나오지 않고 부실 수업을 한 교수가 재임용되더라고도 했다. 학기 중 상위권 성적을 유지한 학생이 예상 밖의 성적이 나와 정정 기한 내에 정정을 요청했으나 고치지 않다가 두어 달 지나서야 갑자기 수정되는 성적 오류 사례도 있었다는 것이다. 특정 학생만이 아니라 상당수 학생들이 겪은 문제라고 한다. 이런 문제점이 구두로 제기되어도 학교측은 쉬쉬하고 있다가 내용증명이 오자 뒤늦게 사과를 한 게 아닌가 의심된다.

늦게라도 부실을 시인하고 엄정 조치를 약속한 건 다행이다. 사과문의 약속처럼 잘못된 일은 즉시 시정돼야 한다. 뿐만 아니라 사태의 전말을 철저히 조사하여 부실과 비위에 대해서는 피해자인 학생들이 납득할 만한 엄정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