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벼랑 끝에 몰린 서민 삶

이수기 논설위원

2023-03-01     경남일보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 선진국대열에 들어섰다지만 내일을 두려워하는 절망을 느끼는 국민들이 너무 많다. 통계청이 발표한 ‘국민 삶의 질 2022’ 보고서도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 중 5.9점에 불과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36위다. 스스로 인식하는 행복 수준도 OECD 중 끝에서 7번째다. 삶의 질 등 만족도 조사에서 늘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1인당 소득이 1953년 67달러에서 2021년 3만 4870달러로 520배나 증가했지만 어딜 가도 ‘많이 힘들고, 지쳤다’는 소리다. 한국인들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데 대한 원인분석에서 노인·청년·저소득층의 고용불안에다 재산과 소득의 양극화로 취약계층의 삶이 힘들다는 하소연이 많다.

▶민심을 거스르는 후안무치한 혹세무민의 4류 막장 정치가 삶을 더 어렵게 한다. 정치만 빼면 선진국이다는 것에 공감이 많다. 외형적 성장만 치우쳤던 국가 목표를 수정, 검토, 성찰해 봐야 할 때다. 압축성장에서 ‘정서적 내전 상태’라는 잘못된 구조로 10위 경제 대국의 위상에 맞게 사회 구석구석을 돌아보고 일상의 삶의 질을 높여야 할 때가 됐다.

▶난방·장보기도 겁난다고 아우성이다. 공포스런 은행 이자, 물가상승 등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반면 금융·통신·정유업계는 횡재를 만났다 한다. 안 오르는 것이 없다고 느껴질 만큼 가계 부담이 커졌다. 벼랑 끝에 몰린 서민들의 삶이 됐다.
 
이수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