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 딸들의 전쟁

변옥윤 논설위원

2023-03-06     경남일보
요즘 딸들의 전쟁이 한창이다.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딸들은 보수와 진보로 나눠 SNS상 공방으로 날이 새고 날이 저문다. 정당의 내부 통신망은 물론 댓글을 달고 뜻을 밝힐 수 있는 사이버공간에선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딸들의 논쟁은 더욱 거칠어 지고 있다.

▶‘나의 의사 자질은 충분하다’에 ‘내 승마 자질은? 그런데 니네 아빠는 왜’로 시작된 조민과 정유라의 언쟁은 ‘검찰의 잣대는 공정한가’에 ‘불공정한 것은 댁이 의사라는 점’으로 맞서고 ‘여행도 다니고 맛집도…’에 ‘나도 그 멘탈로 살고 싶다’로 맞선 설전이 극명하게 다른, 진영과 진영의 설전으로 이어져 ‘딸들의 전쟁’이라는 신조어까지 낳고 있는 지경이다.

▶이같은 여성파워는 정치에도 깊숙히 파고들어 ‘개딸’이라는 파워그룹까지 형성했고 당 대표의 체포동의안 국회 표결의 후유증으로 ‘수박깨기’와 비명의 리더라 할 수 있는 이낙연의 영구제명을 요구하는 상횡까지 만들어 내고 있다. 당내 강경드라이브에 ‘개딸’이 있다는 지적이 있을 정도로 딸들의 발언은 위력적이다. 무엇이 진실이고 정의인가는 아예 대상이 아니고 누가 더 강경하고 파워풀한가로 판가름하려는 풍조가 지금 우리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셈이다.

▶더불어민주당에 ‘더불어’가 없고 ‘민주’가 없다는 비아냥속에 지난주 어느 여론조사에서 당지지율은 20%대로 떨어졌다. 그러나 논쟁의 중심에 있는 조민과 정유라는 불공정의 아이콘이라 할 만해 논쟁의 깜이 못된다. 딸들의 전쟁은 언제쯤 잦아들어 평상을 되찾을까.
 
변옥윤 논설위원